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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인공지능법… 보험업계에 큰 후폭풍 불가피

'언더라이팅'·'보험사기 탐지' 영역 촉각…"안전성·윤리적 측면 중심 AI 규제 변화 대응 필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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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인공지능법'이 세계 최초로 유럽에서 발효되면서 보험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AI 기술이 활용되는 가운데, 인공지능법이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심사)과 보험사기 탐지 영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정성 입증과 윤리적 활용을 중심으로 AI 관련 규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보험업계의 숙제로 떠올랐다.

6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인공지능법이 지난 8월 유럽에서 발효, 2027년까지 모든 AI에 적용될 예정이다.

AI 기술의 안전, 윤리 원칙 보장을 목표로 제정된 인공지능법은 AI 기술 사용에 내포된 위험을 분류하고, 기술 제공자와 배포자(사용자)를 대상으로 특정 AI 기술 사용과 관련해 준수해야 하는 요구사항과 의무를 제시한다.

특히 해당 법 초안에 존재하지 않았던 ChatGPT 등 생성형 AI 기술을 포괄하는 범용 AI에 대한 규제가 신설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규제는 범용 AI가 미치는 위험(일반, 시스템)을 구분하고 각 위험에 따라 제공자, 배포자가 따라야 하는 의무를 부과한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법이 보험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되면서, 이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언더라이팅'과 '보험사기 탐지' 영역이 대표적이다.

보험산업은 상품 개발에서 보험금 청구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글로벌 보험산업은 사기 탐지, 보험위험관리, 챗봇 및 가상 비서 개발을 위한 AI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생명보험과 건강보험 부문에서 자연인을 대상으로 위험을 평가하거나 보험료를 책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AI 시스템은 '고위험'으로 분류되며 보험사는 해당 기술 개발 및 이용 시 제공자 혹은 사용자로서 의무를 따라야 한다.

가령 생명보험 인수 결정을 위한 신용 기록 확인 등 보험사 자체적으로 AI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제공자로서 데이터 품질 보장, 기술 사용 전 적합성 평가, EU 데이터베이스 등록 등 인공지능법 전체 범위를 따를 의무가 있는 것이다.

보험사가 외부 AI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배포자로서 내부 지침 마련, 인적 감독 시스템 구축, 로그 보관, 해당 AI 시스템 이용 사실 적시 등 시스템 제공자의 법률 준수 여부와 시스템 성능을 검증할 책임이 있다.

이와 더불어 보험사는 제공자 혹은 배포자로서 동 법에 따라 분류된 고위험 AI 시스템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세우는 기본권리영향평가(FRIA)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사기 탐지를 목적으로 행해지는 신용 평가, 크레딧 스코어링은 고위험 AI로 분류되지는 않으나 보험 가입자의 '행동 패턴' 분석을 통한 보험사기 탐지 확률을 측정하는 행위 등은 고위험, 심각할 경우 불허용 위험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한편으론 유럽의 인공지능법은 미국이나 중국이 마련하고 있는 관련 규제와 비교해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나, 기술의 안정성 입증과 윤리적인 활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유럽은 GDPR(EU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을 기반으로 포괄적인 규제를 마련해 AI 시스템 이용에 대한 감독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을 바탕으로 산업별 자율 규제를 실시하는 ‘산업 주도형 접근 방식’을 택한다.

이에 보험산업이 AI 기술 활용에 있어 안정성 입증과 윤리적 활용을 중심으로 규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승주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AI 기술 활용은 보험산업 혁신의 동력"이라며 "글로벌 AI 규제에서 공통으로 제시하고 있는 안정성과 데이터의 윤리적 활용 입증을 중심으로 규제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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