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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코끼리, 골프 중계까지..."구글 멀티모달 AI 제미나이, 한계가 어디니?"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멀티모달 인공지능(Multimodal AI)이 조만간 사무, 마케팅, 엔터테인먼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도와 활약할 전망이다. 3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구글 마케팅 라이브 2024’ 현장 투어 중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가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마케팅 라이브 2024'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가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마케팅 라이브 2024'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멀티모달 AI란 단순 텍스트 외에도 이미지, 비디오, 사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통합 처리할 수 있는 AI다.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오픈AI의 GTP-4o 등 유명 AI 모델들은 올해부터 이 기능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 특히 멀티모달 능력으로 AI가 사람과 더욱 유사한 형태로 정보를 처리하고, 더 많은 생산성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업계 내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GPT-4o 못지않았던 '팔방미인' 제미나이

관건은 개발된 멀티모달 AI가 산업과 일상 전반에서 얼마나 쉽고 효율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지, 즉 사용성과 실용성이다. 구글코리아도 이날 이 점을 주목한 듯 제미나이의 멀티모달 역량을 십분 활용한 여러 체험존을 마련해 이목을 끌었다.

그 가운데 먼저 제미나이가 적용된 온라인 회의도구 ‘구글 미트(Meet)’의 화상회의는 언어가 다른 동료 간 발화를 AI가 실시간으로 번역해 텍스트로 띄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어 구글 독스(docs) 문서에 자연어 프롬프트(Prompt, 명령문)를 입력하자 곧장 적절한 템플릿이 생성됐으며 참여자들은 이를 동시에 편집할 수 있었다.

제미나이가 접목된 구글 미트 화상회의는 대화 내용에 대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지원한다.
제미나이가 접목된 구글 미트 화상회의는 대화 내용에 대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지원한다.

골프 중계도 가능했다. 현장에 설치된 미니 골프존은 체험자가 공을 홀 안에 넣는 과정이 카메라로 촬영되면 제미나이가 이를 분석해 스포츠 중계 스타일로 해석하는 모습이 구현됐다. 아직 중계의 재미 요소까지 고려되진 않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특징을 지닌 AI 자동중계 시스템 구현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체험자가 공을 타격한 횟수, 거리 등 상황을 종합한 제미나이의 해설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모습.
체험자가 공을 타격한 횟수, 거리 등 상황을 종합한 제미나이의 해설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모습.

이미지, 사운드, 동영상 생성 기능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특히 제미나이가 적용된 ‘이미지FX’와 ‘뮤직FX’는 생성 과정에서 단순 프롬프트 입력을 넘어, 생성된 결과물을 사용자가 더 쉽게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점이 인상깊었다.

예컨대 뮤직FX는 프롬프트 모드를 이용해 원하는 키워드로 음원을 생성한 뒤, DJ모드를 통해 마치 음악 앱의 이퀄라이저를 조정하듯 음원 내 요소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또 해당 모드에서는 ‘heavy bass drop(강렬한 저음 강조)’처럼 추가로 원하는 요소를 삽입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런 특징은 지금까지 상당수 생성형 AI에서 단번에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면 프롬프트 입력만을 통한 세부 조절이 쉽지 않았던 점이 보완된 대목이다.

구글 뮤직FX의 프롬프트 모드 시연 장면.
구글 뮤직FX의 프롬프트 모드 시연 장면.

‘비디오FX’는 구글이 자회사 딥마인드의 첨단 동영상 생성 모델 ‘베오(Veo)’를 기반으로 만든 영상제작 도구다. 올해 초 정교한 생성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오픈AI의 ‘소라(Sora)’와 경쟁할 구글의 대항마다. 소라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묘사한 프롬프트에 부합하는 영상을 제미나이가 즉석에서 생성하며 최대 1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구글 비디오FX로 생성된 영상 시연 장면.
구글 비디오FX로 생성된 영상 시연 장면.

특히 현장에서 데모로 시연된 결과물들은 소라의 퀄리티 못지않았다. ‘활짝 피어나는 해바라기 타임랩스, 어두운 배경’ 같은 평범한 영상을 만드는 프롬프트부터 ‘선명한 색상의 크로셰로 만든 코끼리가 사바나를 걷고 있는 모습’ 같은 비현실적 프롬프트 모두에 실제처럼 대응했다. 또한 타임랩스를 비롯해 ‘항공샷’ 같은 촬영용어도 이해하는 특징이 있었다.

이처럼 현장에서 시연된 멀티모달 제미나이의 능력을 종합하면 다양한 생산성 도구 개발, 마케팅 콘텐츠 창작도 결코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창의성만 있으면 개발 및 제작에 필요한 기술적 전문성의 장벽도 이전보다 훨씬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 AI 마케팅 도입 수준? "아직 미성숙"

다만 이를 십분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인 국내 디지털 마케팅은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시연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패트릭 권 액센츄어 싱가포르 시니어 매니저는 한국의 AI 기반 마케팅 도입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액센츄어 조사에 따르면 한국 마케터의 77%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도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태지역 평균인 85%보다 낮다. 게다가 ‘경영진의 지지 부족’, ‘AI 전문 인재 부족’, ‘AI 인프라 부족’ 등 크게 3가지 요인에서 AI 마케팅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단 15%의 한국 기업만이 AI 마케팅 역량의 ‘리더’급으로 평가됐을 뿐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 대해 한 국내 마케팅 담당자는 “퍼스트 무버 기업의 부재로 벤치마킹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모든 기업이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구글은 자사의 AI 마케팅 툴을 이용한 기업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최근 국내 대기업 마케팅 임원 60여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 AI로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지 고민하고 있었다”며 “구글은 계속해서 기업의 책임감 있고 대담한 AI 활용을 도우면서 투명하고 윤리적인 AI 개발에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후 발표를 맡은 박세라 구글코리아 비디오 스페셜리스트는 구글 AI 기반 광고 솔루션 도입으로 목표치 이상의 신규 고객 유입, 광고 수익률 개선 등을 이룬 LG유플러스와 올리브영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제미나이 시대, 함께 만들어 나가는 Ads(광고)’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구글 마케팅 라이브 2024’ 현장에는 광고주, 광고 대행사, 제작자, 개발자 등 디지털 마케팅 종사가 약 25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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