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중국 개발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픈AI는 성명을 통해 "오픈AI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접속을 지원하지 않는 지역으로부터 오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트래픽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오픈AI 측은 내달 9일부터 자사 AI 모델에 대한 중국 개발자들의 접속을 차단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API는 오픈AI가 개발한 기능을 외부 개발자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통합해 AI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뜻한다.
중국과 홍콩은 해당 서비스 접속이 지원되지 않는 지역으로, 중국의 개발자들은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API를 이용해 왔다. 오픈AI는 이 같은 우회 경로를 완전히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내 AI 스타트업이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압박이라 평했다. 27일 해당 매체는 "오픈AI의 최근 접속 제한 결정은 (미국) 자국의 이익과 시장 경쟁력을 지키려는 조치일 수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 전략 경쟁에서 일반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오픈AI의 이번 중국 서비스 중단 조치의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AI 기술 통제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반도체 칩을 비롯해 AI 기술 등에 대한 해외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주요 첨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는 개발자들에게 자사 플랫폼 '어니'를 무료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I스타트업 즈푸를 비롯해 문샷AI 등 LLM 기업 10여곳이 서비스 제공에 동참하기로 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오픈AI 서비스 중단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대형 모델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그 기업들의 서비스 가격은 오픈AI와 비교해 더 경쟁력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중국 내 미국 디커플링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기술 제재를 받은 기술 독립을 선언한 화웨이 등 테크기업은 내수 시장에서 한층 주목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화웨이의 경우 자체 칩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이른바 '하모니 OS 넥스트'로 통칭되는 OS 독립 전략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능을 갖춘 '하모니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AIGC(인공지능 생성 콘텐츠) 이미지 생성을 비롯해 AI 이미지 리터치 등이 탑재된 해당 OS는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AI 관련 서비스 지원에 필수적인 클라우드에서도 중국의 본토 서비스의 존재감이 상승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92억달러로 집계됐다.
그중 자국 클라우드 서비스 3대장인 알리바바 클라우드, 화웨이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는 전년 대비 22% 성장하고, 전체 시장의 72%를 점유했다. 해당 업체는 AI 중심 프로그램을 도입한 중국 업체들의 수익과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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