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러한 판결이 나오자 SK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편파적인 판결"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담은 입장을 내놨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SK주식 가치가 증가하는 데 있어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SK를 비롯해서 부부 공동재산은 혼인생활 중 생성됐다"라며 "SK 주식과 관련해서는 선대 회장과 현 회장의 경제활동 기여가 크게 작용했고, 경영권 승계 이후 그 당시 가치가 1주당 100원 정도인데 여러 과정을 거쳐 1주당 16만원 정도의 SK 주식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심에서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분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2심에서 금액이 대폭 늘면서 이혼소송 재산 분할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나오기 됐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최태원 회장은 재판 기간 동안 회사와 사회 구성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편향적이고 독단적인 재판을 진행해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최 회장 측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재판에 임했고, 상대방의 많은 거짓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 증거를 제출하며 성실히 증명했다"며 "오늘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하나하나 공개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변호인단은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이며, 비공개 가사재판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며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6공(共)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며 "오히려 SK는 당시 사돈이었던 6共의 압력으로 각종 재원을 제공했고, 노 관장 측에도 오랫동안 많은 지원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반대의 억측과 오해로 인해 기업과 구성원, 주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원고는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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