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업계 반발로 제동이 걸린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관련해 “플랫폼 독과점 문제는 법제화를 통한 규율이 필요하다”라고 또다시 강조했다.
16일 한기정 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2주년 공정거래 정책 성과와 과제에 대한 출입기자단 차담회 자리에서 “플랫폼 특성상 독과점이 고착되면 승자 독식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경쟁 회복도 매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현재 이해관계자 및 학계 의견을 듣고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하며 플랫폼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며 “국회에도 법안의 필요성과 내용을 잘 설명해 입법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수수료 등 갑을관계 문제는 법제화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자율 규제를 통한 규율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법은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기업을 사전에 지정, 끼워팔기·자사우대·최혜대우·멀티호밍 제한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는 현 정부가 제시한 민간 자율 존중 원칙과 배치되는 이 법이 스타트업 등 플랫폼 생태계 혁신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미국에선 국가 간 통상 마찰로 번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플랫폼법이 미국의 디지털 수출도 겨냥하고 있어 자국 기업과 근로자, 소비자에도 불이익을 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부터 플랫폼법을 추진하면서 소수의 독점적 플랫폼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지정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올해 초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국내외 기업과 산학계, 암참 등의 반발로 ‘사전지정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한편, 공정위는 향후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로 플랫폼법의 신속한 제정과 함께 국민 생활 밀접 플랫폼의 독과점 남용·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꼽았다.
구글의 ‘유튜브뮤직 끼워팔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상반기 중 마무리하고,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자사우대 의혹’과 카카오모빌리티의 ‘콜(호출) 차단 의혹’ 등 사건도 신속히 심의하겠다는 목표다.
인공지능(AI)과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소비자 이슈를 선제적으로 발굴·분석한 정책보고서도 오는 12월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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