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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성 NIA 원장 “대한민국 ‘AI 활용’ 강국으로 만들겠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의제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적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AI 기술개발과 관련해선 막대한 규모와 자본력을 지닌 미국발 빅테크들이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AI전문기관’을 표방하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AI 활용’에 초점을 둔 전략과 과제를 발표했다.

황종성 NIA 원장은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AI 활용 선도 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입장에선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훨씬 어렵다고 한다”며 “NIA는 AI전문기관으로서, 한국의 AI 기술을 세계 최고로 높이겠다고 하진 못해도 AI 활용에 있어서는 최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정책과 법제도 ▲기술 인프라 ▲서비스 활용 확산 등 3가지 측면에서 AI 활용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투자를 끌어올 수 있도록 AI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데 우선 초점을 둘 것”이라며 “컴퓨팅 비용이 비싸서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크기 때문에 AI 활용을 위한 많은 인프라를 확보하고, 수요기관들에 맞춰 AI 관련 초기 수요를 만들어내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IBM의 글로벌 AI 도입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AI 도입을 검토 및 활용 중인 기업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약 81%에 달했지만 2023년 조사 결과 40%는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무르고 있었다. 또한 시스코의 AI 준비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 기준 국내 기업 97%는 지난 6개월간 조직의 AI 기반 기술 도입이 시급해졌다고 응답했지만 실제 AI 도입 및 활용 준비가 완료된 기업은 5%에 불과했다.

이에 NIA는 ‘AI 활용’에 초점을 둔 핵심 추진과제 9가지를 이날 발표했다. ①AI 정책 지원 기능 강화 ②AI 도입 및 활용 방법론 개발·보급 ③AI 윤리 확산과 실현 ④AI 일상화 종합 지원 ⑤AI 활용 테스트베드 제공 ⑥생성형AI 데이터 기반 강화 ⑦공공부문 AI 초기 수요 창출 ⑧AI로 포용사회 실현 지원 ⑨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 등이다.

박상현 NIA 경영기획실장은 “올해 총예산 6869억원 중 AI 관련 예산은 1704억원으로 전체의 25% 수준이나, 향후 전체 사업의 50% 이상이 AI 관련 사업으로 편성되도록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세계 최고 AI 활용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으로 핵심 역할과 추진 과제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재정 투입보다 민간에서의 자연스러운 AI 활용을 촉진하겠다는 게 NIA가 그리는 그림이다. 황 원장은 “재정 투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차선책”이라며 “데이터를 가진 사람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가지고 상품화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 관점에서 국가 데이터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하는 사업을 올해 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대신 정부는 AI 관련 초기 수요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황 원장은 “NIA가 초기 수요 발굴을 하는 역할은 독보적”이라며 “그만큼 실패한 것도 많을 수 있지만, AI에 대해서도 겁내지 않고 선도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그래서 공공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NIA는 AI 기술 적용 가이드와 서비스 개발 지침, 사업 관리 모델 등 AI 도입·활용 방법론을 만들어 보급하고, 이를 공공서비스에 적용해 도입-활용-확산 단계별로 전 주기 종합 지원을 하는 게 목표다.

황 원장은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게 방법론인데, 실제 AI 도입 프로세스를 만들어주면 많은 기관에서 AI 활용을 고려하고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결국 공공 분야에 AI가 들어가는 게 중요하고, 기업이 하지 못하는 스마트시티 같은 공공 인프라 측면에서 NIA가 확실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I기본법 등 법제도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이미 다수의 AI법이 제출돼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제출된 7개 법안을 통합한 위원회 안(가칭 ‘AI기본법’)을 대안으로 상정했으나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는 요원한 상태다. 이 와중에 지난 3월 유럽연합(EU)에서는 AI가 가진 위험성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 업계 안팎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황 원장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AI법에 규제가 빠졌다며 걱정도 많은데, 사실 신속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려면 AI기본법을 우선 빨리 만들고 그 다음에 또 필요한 제도를 만드는 식으로 가야 한다”며 “유럽 AI법의 경우 장단점이 다 있기 때문에 배울 건 배우되 우리는 또 다른 포지션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NIA는 과거 전산화 시대(1987~2000년)부터 인터넷 시대(2001~2012년)와 데이터 시대(2013~2023년)를 거쳐 올해부터 AI 시대를 맞아 ‘NIA 4.0’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AI 중심의 조직개편을 하면서 ▲인공지능정책본부 ▲인공지능융합본부 ▲지능기술인프라본부를 각각 신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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