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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블레이드’ 열풍, 배경엔 비현실적 ‘여캐’있다?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블레이드. 여성의 신체를 육감적으로 표현한 것이 화제를 모았다. [ⓒ시프트업]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시프트업이 오는 26일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출시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 ‘스텔라블레이드’를 향한 국내외 관심이 뜨겁다.

데모 버전을 통해 공개된 수준 높은 게임성에 더해, 여성성을 부각한 미형의 캐릭터를 둘러싼 논란이 더해지면서 출시 전부터 게이머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예약 판매를 시작한 스텔라블레이드는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PS5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일본 아마존에선 2위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도 10권 안팎에 자리하고 있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승리의여신: 니케’로 대표되는 시프트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솔 게임이다. 국내 게임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출시되는 등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데모 공개 이후 스텔라블레이드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1~2시간 분량의 데모를 플레이한 이용자들은 우수한 그래픽과 호쾌한 액션을 입 모아 호평했다. 기대 이상의 게임성에 예약 구매량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자 주인공 ‘이브’의 캐릭터 디자인을 둘러싼 ‘성상품화’ 논란도 공교롭게 화제성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이브는 신체 굴곡을 강조한 미형의 실사 캐릭터 디자인으로 구현됐다. 공개된 캐릭터 의상 역시 노출도가 높거나 몸매를 부각하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 여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전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의 철학이 풀 3D 형태의 비주얼로 고스란히 표현됐다.

호라이즌포비든 웨스트 주인공 '에일로이'. 실제 모델과 다른 모습으로 구현해 논란을 낳았다. [ⓒ호라이즌포비든]

서구권 콘텐츠 산업계는 최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을 강조하면서 여성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중성적인 외모로 표현한다든가, 특정 인종 비중을 높이는 행보를 보여왔다. 디즈니가 만든 흑인 인어공주가 대표적이다. 과거 미디어가 만든 엄격한 미의 기준을 허물고,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자연스레 게임업계 풍경도 변했다. 특히 최근 서구권 개발사가 내놓은 게임들 속 여성 캐릭터는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대검을 휘두르기 걸맞게 덩치가 커졌고, 험악한 세계관에 맞춰 얼굴도 다소 거칠어졌다.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은 얼굴이나 몸매 변경이 불가능한 게임도 상당수다.

이 같은 행보를 환영하는 게이머도 있지만, 반발의 움직임도 적지 않다. 참다 못한 몇몇 이용자는 캐릭터 외형을 바꿔주는 모드를 직접 제작해 게임을 즐기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서 업계 기조를 역행하는 스텔라블레이드의 등장은 서구권 게이머들에겐 신선한 충격을 안긴 셈이다.

해외 게임 커뮤니티에선 이브의 디자인을 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비판하는 쪽은 “비현실적 몸매를 강조하는 케케묵은 게임”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PC에 얽매여 이용자 선호를 무시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브에 모델링을 제공한 국내 모델 신재은을 언급하며 “현실에 존재하는 여성의 몸매”라는 항변도 나온다.

[ⓒ시프트업]

이런 가운데 공개된 글로벌 게임 웹진 IGN의 논평은 논란을 더욱 심화시켰다. 지난달 IGN 프랑스는 스텔라블레이드에 대해 “캐릭터 디자인이 명백한 편견을 강조한다”며 혹평했다.

IGN은 스텔라블레이드가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진 ‘베요네타’와 ‘니어오토마타’를 언급하면서 “이들이 전 세대 코스플레이어에 영감을 준 반면 스텔라블레이드 이브는 밋밋하기 짝이 없다. 여자를 본 적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성적으로 묘사한 인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이용자들이 “인격모독”이라고 비판하고, 해외 인기 게임 크리에이터들이 영상을 올려 해당 기사를 조롱하자 IGN은 “모욕감을 느꼈을 시프트업에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에도 캐릭터를 놓고 해외 매체나 개발자, 이용자간 설전이 이어지면서 스텔라블레이드는 어느덧 ‘반(反)PC’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시프트업 의도와는 무관하게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스텔라블레이드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건 그만큼 작품이 높은 게임성과 잠재성을 보유했다는 방증”이라며 “흥행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면 논란으로만 소비됐을 뿐 예약구매와 같은 이용자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 대표는이 같은 논란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 “게임은 어디까지나 엔터테인먼트고 문화 상품이다.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가치”라며 “‘재미있는 액션 게임이 나왔네’ 정도의 즐거운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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