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되는 가운데, 그가 자신과 함께 할 경영진으로 지목한 인물들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지난달 말 임직원 온오프라인 간담회 ‘시나(정 내정자의 영어 이름)톡’에서 일부 경영진의 내정 소식과 향후 조직 개편 방향성을 소개했다.
먼저 최고기술책임자(CTO)로는 정규돈 카카오뱅크 전 CTO가 낙점됐다. 1973년생인 정 전 CTO는 라이코스, SK커뮤니케이션즈를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CTO를, 카카오에선 플랫폼기술총괄을 맡았다. 이후 카카오뱅크에 합류해 CTO를 역임하다 지난해 2월 일신상의 사유로 카카오뱅크를 퇴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카카오가 작년부터 추진 중인 경영쇄신 작업에 정면 배치되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 전 CTO는 과거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70억원대 차익을 챙긴 바 있기 때문이다.
이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이 900억원대 차익실현을 한 것과 더불어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먹튀’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을 운영하는 다음 사내독립기업(CIC)을 콘텐츠 CIC로 변경하고 새로운 수장으로 양주일 카카오톡 부문장을 택했다. 기존처럼 CIC를 통해 포털을 운영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숏폼과 카페·스토리, 뉴스 등 콘텐츠 서비스 전반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양 부문장은 1975년생으로, 한게임과 네이버를 거쳐 NHN티켓링크 대표, NHN벅스 대표, NHN여행박사 대표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IT 사업 총괄 경험이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사 그라운드엑스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엔 강형석 디자인부문장이 내정됐다. 강 부문장은 카카오 초기부터 회사 브랜딩 작업을 주도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도 본사에 신설된다. 카카오에선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AI를 전담했기 때문에 본사엔 별도 조직이 없었다. 필요시에만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됐다.
하지만 대내외 리스크 여파로 작년 하반기로 예정됐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 공개 및 연계 서비스 출시가 미뤄진 데 따른 타개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AI 신설 조직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황유지 다음 CIC 대표가 이 조직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업무에 대한 몰입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조직 구조에도 변화를 꾀한다. 카카오는 현재 기존 그룹장, 파트장 등 분산된 여러 직책을 ‘리더’ 체제 중심으로 통합 및 간소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정 내정자가 발표한 임원 내정과 조직 개편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임직원에게 이러한 내용의 방향성을 공유한 것을 토대로 내부 의견 수렴을 거친 후, 조만간 최종 인사를 발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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