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오랜 적자 행보를 이어오던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의 성과를 가시화한 탓이다. 이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투자 확대를 위한 막대한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의 공격적인 투자에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도 재원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자회사 지분의 매각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 OLED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방침이다.
2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 하며 7개 분기 만에 영업 적자 늪에서 탈출했다. 매출액 7조3959억원, 영업이익 1317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55% 흑자전환을 이뤘다. 사업구조 개선과 OLED 제품 비중 확대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모바일 및 TV용 OLED 패널에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7% 늘며 선전했다.
기세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 초격차 등을 위해 본격 팔을 걷었다. 특유의 과감한 성격과 승부사 기질로 LG이노텍의 고공 성장을 이끌었던 정철동 사장이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후, 회사는 OLED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 과감한 투자 행보를 준비 중이다.
크게 올해 양산하는 4K 55∙65∙77인치와 8K 77∙88인치 등 프리미엄급 OLED TV 패널에 '메타 테크놀로지'를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전 라인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메타 테크놀로지는 OLED TV 화질을 기존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시키는 초격차 기술로, 색상 정확도와 명암비, 시야각 등을 크게 개선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엔드 TV 시장 내 OLED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자금 조달에 나섰다. 올해 3월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최근 신한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65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차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작년 말 신디케이트론으로 20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올해만 2조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확보한 재원은 정보기술(IT)·모바일·차량용 등 중소형 OLED 사업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자금, 대형·중형·소형 OLED 전 사업 분야에서의 생산·운영 안정화를 위한 운영자금,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한 채무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도 추가 재원 확보에 나섰다. 일찍이 OLED 시장에 진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2월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약 22조원 가량을 조달한 이후론 현금 유동성은 다소 위축됐다. 2022년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자산이 33조원 가량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에스에프에이 지분 154만4000주(4.3%)를 블록딜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61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28일 나머지 지분 177만7000주(4.9%) 도 매각에 나선다. 총 매각금액은 429억~434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안정적이고 탄탄한 현금 흐름을 유지한 기업 중 하나다"라며 "현재 8.6세대 IT용 OLED 라인 구축을 위해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가운데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대규모 자원을 지급했다 보니, 현금 유동성이 다소 위축됐다. 여러 가지 상황 등을 고려해 비핵심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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