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의 중국산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수입 축소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매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철수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는데, 삼성전자로부터 추가 수주를 따내면 공장 가치 상승을 이끌어 거래 협상에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산 LCD TV 패널 비중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작업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를 비롯한 LCD TV 패널 대부분을 중국 패널 제조사들로부터 공급받아 왔는데, 중국을 제외한 국내, 일본, 대만 등 제조사에서 공급받겠다는 방침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서는 이유는 중국 업체들이 LCD TV 패널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가격 협상 우위를 점하려하기에 이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삼성전자가 빠른 속도로 중국 수입 비중을 줄여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중국산 패널 공급 비중은 38%로, 전년 (55%) 대비 17%p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를 대체,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대만·일본 패널업체로부터 물량을 대거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가 LG디스플레이에 내년 LCD TV 패널 공급량을 5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LCD TV 패널 생산량 목표치를 지난해 (1020만대) 대비 480만대 (47%) 가량 늘어난 1500만대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향 대형 LCD TV 패널 추가 공급 효과 등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도 삼성전자의 LCD TV 패널 구매량 중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지난해 9%에서 올해 16%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에 LG디스플레이는 반사이익을 얻는 셈이다. 부진한 LCD 사업의 수익 개선, 매각 검토 중인 중국 광저우 8.5세대 LCD TV 패널 생산 공장의 가치 상승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공장은 광저우 공장이 유일하다. 이 공장은 10년 가까이 가동되며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LCD TV 패널 시장을 장악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적자만 내는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그간 다수의 기업이 광저우 공장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장기간 협상 진행에도 자금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번번이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D TV 패널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매년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가져다주는 아픈 손가락으로 빠르게 처분해야 할 자산 중 하나로 평가된다"라며 "그러나 그동안 업체들이 가격을 너무 낮춰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연출되며 장기간 매각을 이루지 못했는데, 삼성전자와 계약을 확대할 경우, 매각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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