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국내 정보보호 기업에게는 숙원 사업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내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다만 정보보호 및 보안 산업 특성상 그 벽을 뚫는 것은 오랜 기간 '하늘의 별'처럼 여겨지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올해를 기점으로 정보보호 해외 진출에 '터닝 포인트'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미국·일본·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회 요인을 모색해 기업 밀착형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KISIA는 22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제28차 정기총회를 열고 제17대 협회장으로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를 선출했다. 이날 조 협회장을 비롯해 KISIA 측 관계자들이 강조한 키워드는 '해외'였다.
현재 국내 정보보호 기업들이 주력하는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정보보호와 보안에 대한 준수(컴플라이언스)가 없는 국가가 많아, 시장 접근이 까다롭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이 밖에도 자본이 많은 중동도 주요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매년 핵심 목표로 '해외 진출' 혹은 '해외 수출' 등을 언급하는 것과 달리 성과를 낸 곳은 많지 않다. 국내 기업이 접근하기에 규모가 큰 시장이 많고, 한국 기술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 시장에 이미 선두주자로 활약하는 현지 기업들도 수두룩해, 틈새시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차성 KISIA 수석부회장(시큐레터 대표)은 "(국내 기업은)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등 수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라며 "협회는 공동 연구·개발(R&D) 사업은 물론, 기업들 간 협력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KISIA가 발표한 향후 전략도 '해외'에 방점을 두고 있다. KISIA는 정보보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국가별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수출 상담회를 운영하고, 기업 밀착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정부 주도로 국내 최초 조성된 사이버 보안 펀드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정보보호 기업을 발굴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국내 정보보호 기업의 해외 공동 R&D도 지원한다. 해외 수요자 구매 의사를 확인하고, 기업 및 기관과의 공동 연구 개발 협력을 확약한 국내 정보보호 기업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해외 현지 수요를 기반으로 사이버보안 상용화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조영철 협회장은 "글로벌 수출 방향의 경우 단일 제품 전시보다는, 국가 전체 보안 역량 체계를 함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보안은 세계 표준(글로벌 스탠다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 간 연합을 맺고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 선보이는 작업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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