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에 올인했다. 범부처 AI‧디지털 정책을 종합‧재설계하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2.0’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AI가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과 경제, 국민 일상 등 모든 분야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4대 추진전략, 12대 핵심과제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산업‧의료‧교육‧통신‧법률‧미디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AI가 내재됐다.
◆AI‧디지털 정책 종합‧재설계…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
정부는 저성장과 일자리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AI‧디지털 혁신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서비스를 발굴하고 국민 생활 전반에 AI를 확산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우선적으로 과기정통부는 경제‧산업 전반에 규제를 혁신하고 AI를 도입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제조업 디지털 혁신 등 산업별 잠재력과 AI 도입의 속도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챗GPT’ 등장 이후 AI 업계 최대 난제로 떠오른 거짓답변과 편향 등 생성형 AI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 580억원을 투입한다. 검색증강생성(RAG)과 같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의료‧교육 등 필수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AI 일상화 프로젝트’ 추진도 본격화한다. ‘마이닥터’ ‘나만의 교과서’ 등 분야별 핵심과제를 선정해 7737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를 활성화해 의료 마이데이터, 자율주행 학습용 영상정보 원본 활용과 같은 혁신 서비스 등장도 독려한다.
이와 함께 5조2000억원에 달하는 AI‧디지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도 지원한다. 글로벌 특화펀드(KIF) 1000억원,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 6000억원, 대‧중‧소 기업 세액공제율 3·7·10%에서 15·20·30% 상향 등으로 구성됐다. 또,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해외 연구진과 고난도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AI 연구거점을 국내와 미국에 설립하기 위해 하반기 중 90억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더는 늦출 수 없는 당면 과제 ‘AI 안전·윤리’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AI의 건전한 발전 및 신뢰 조성을 위한 ‘AI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AI기본법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2021년 최초 발의된 이후 6개의 후속 법안과 통합된 상태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은 AI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산업에 대한 고삐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정보보호와 AI의 악용으로 인한 위험성 등의 내용이 주로 다뤄진다. ‘보다 안전한 AI’를 위한 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 골자다.
또한, 오는 5월 영국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AI 안정성 정상회의도 개최한다. AI 글로벌 포럼 및 AI 기술·기업 전시회 등도 연계 추진한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AI 역량 및 디지털 규범 선도국가로의 위상을 공고화하겠다는 포부다.
AI 안전에 대한 평가·연구를 위한 전담조직 ‘AI안전연구소’ 설립도 추진한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유사 기관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8일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기업이 참여하는 미국AI안전연구소(USAISI) 산하 AI안전연구소컨소시엄(AISIC)를 설립하기도 했다.
민간자율 AI신뢰성인증(CAT)제도 활성화도 약속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위험에 기반해 신뢰성 확보를 위한 사업자의 요구사항 준수 여부를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 10월 도입됐다. 올해 2월 마크애니와 엔플럭스 제품이 1·2호 인증을 받았다.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 온디바이스AI 기회 잡을까
이날 과기정통부는 국산 AI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언급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초격자를 취한 투자를 확대하고 반도체 선진국과의 국제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국산 AI 반도체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실증하는 ‘K-클라우드’ 생태계를 본격 가동한다. K-클라우드는 정부가 나서서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NPU를 비롯한 AI 반도체는 글로벌 가전박람회 ‘CES2024’ 이후 급부상한 ‘온디바이스AI’를 위한 핵심 열쇠로 평가받는다. 과기정통부는 국산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초기시장 단계인 온디바이스AI 시장 선점을 위한 ‘(가칭)온디바이스AI 활성화 전략(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추진계획에는 유망한 국내 AI·디지털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디지털 수출개척단, 중동IT지원센터 신설 및 협력채널 확대 등을 통해 대한민국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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