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3년 전 넥슨을 위기에 빠트렸던 ‘환생의 불꽃’ 사태가 또 한 번 이들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사태 촉발 이후 적극적인 이용자 소통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앞세워 고공행진을 이어온 넥슨에게 신뢰 회복이라는 쉽지 않은 퀘스트가 주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앞서 지난 3일 넥슨이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스토리’에서 ‘큐브’와 같은 확률형 아이템의 능력치 획득 확률을 의도적으로 낮추고도 이를 이용자에 거짓으로 알리거나 공지하지 않았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카카오의 1억8500만원을 뛰어넘는 전자상거래법상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넥슨은 2021년 당시 환생의 불꽃 아이템의 확률 변경을 공지했다가 확률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급기야 큐브 아이템에서 동일 능력치 3개가 등장할 확률이 0%라는 사실을 10여년간 비밀에 부친 것이 밝혀지면서 이용자 반발을 부른 바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출시 후 확률을 매일 조금씩 낮추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한 내부 지시가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외에 3인칭 슈팅게임(TPS) ‘버블파이터’에서도 아이템 획득 확률을 의도적으로 낮춘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전자상거래 위반 사건은 주로 소회의를 통해 다뤄졌지만, 공정위는 넥슨 건은 2002년 전자상거래법 이후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전원회의 의안으로 변경해 심의를 진행해 왔다. 넥슨의 이용자 기만행위가 업계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심각하게 바라봤다는 의미다.
넥슨은 당시엔 아이템 확률을 공개할 의무가 없었다며 항변했지만 여론은 차갑다. 강원기 디렉터를 비롯한 개발진의 사과 방송에도 여파가 장기화 될 조짐이다. 공정위 징계로 말미암아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이용자 집단 소송 문제와 맞닥뜨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초 사태 촉발 후 업계 최초로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고, 대대적 콘텐츠 업데이트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체질 개선에 나섰던 지난 3년간의 노력이 단번에 물거품이 될 위기다.
넥슨은 지난해 기존 IP 게임 활약과 함께 ‘프라시아전기’ 등 신규 IP 약진에 힘입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만 3조7242억원을 거두며 업계 최대 사업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6월 출시한 해양 어드벤처 PC 게임 ‘데이브더다이버’로 글로벌에서 국내 최초 300만장 판매고를 올리는 등 차별화 된 행보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이용자 사이에선 “넥슨은 다르다”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던 상황이다.
이용자와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은 국내 게임업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때문에 이번 공정위 징계는 과징금 규모를 떠나 넥슨에겐 매우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뢰 회복을 위해선 지난 3년의 과정을 뛰어넘는 각고의 노력과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넥슨은 무너진 신뢰를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메이플스토리 김창섭 디렉터는 3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2021년 4월 사과 방송에서 말했듯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늘 방송으로 신뢰가 모두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이 신뢰 회복에 영향을 준다면 주저하지 않겠다”며 “(신뢰 회복까지) 오래 걸리거나 신뢰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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