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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기술탈취 논란에 왓챠 "공정위에 재신고하겠다"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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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왓챠와 LG유플러스간 법적공방이 시작될 조짐이다. 기술 탈취 의혹으로 정부기관에 LG유플러스를 제소한 왓챠에 맞서, LG유플러스도 법적조치를 시사하면서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LG유플러스가 왓챠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술을 탈취했고, 이를 바탕으로 왓챠와 유사한 서비스까지 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보편적인 기능과 디자인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LG유플러스를 다시 제소할 방침이다.

앞서 왓챠는 지난 10월 기술 탈취에 따른 공정거래법상 사업활동 방해 혐의로 LG유플러스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왓챠 인수를 검토하면서 왓챠의 핵심기술인 ‘영상콘텐츠 추천 알고리즘’과 ‘OTT 운영에 관한 기술’ 등을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을 탈취한 것으로 왓챠는 의심하고 있다.

공정위는 그러나 해당 기술들이 특허법 등 법에서 보호할 만한 기술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최근 심사 불개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에 LG유플러스가 왓챠와 유사한 ‘U+tv모아’ 서비스를 임직원 대상으로 베타 출시하자, 왓챠는 다시 제소할 결심을 했다. 당시 공정위가 LG유플러스 손을 들어준 이유 중에는 ‘LG유플러스가 왓챠 기술을 이용해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도 있었는데, 이제 유사 서비스가 나온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왓챠가 ‘U+tv’ 서비스에서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여러 개다. U+tv모아 서비스는 이용자가 콘텐츠에 별점을 매기고 평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왓챠가 ‘왓챠피디아’라는 이름으로 제공 중인 서비스와 유사하다.

왓챠는 그러나 U+tv모아의 경우 단순히 별점·평가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왓챠피디아의 전체적인 서비스 구성과 기능적 요소들을 그대로 복제한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심지어는 버튼 아이콘의 모양, 왓챠가 의도적으로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오표기한 ‘보고싶어요’라는 기능의 명칭까지 똑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콘텐츠 상세페이지에는 ‘보고싶어요’와 ‘코멘트’ 기능이 각각 ‘+’와 ‘연필’ 모양 아이콘으로 제시돼 있는데, U+tv모아도 같은 아이콘으로 ‘보고싶어요’와 ‘코멘트 쓰기’ 기능이 있다. 별점을 매기는 사용자환경(UI)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코멘트를 쓰는 페이지에서는 ‘스포일러 포함’ 기능도 똑같이 있다.

또 왓챠피디아는 이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왓챠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나 티빙·웨이브 등 타 OTT로도 연결해 볼 수 있도록 ‘감상 가능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U+tv모아도 유사한 서비스를 지원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왓챠피디아에서 평점 선택시 노출되는 코멘트 작성을 유도하는 기능이라든가, ‘출연/제작’과 같이 타 서비스에는 없는 왓챠피디아만의 워딩, 왓챠피디아 고유의 정보 노출 순서까지 U+tv모아에서 그대로 구현했다고 왓챠는 지적한다.

왓챠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인수 검토 과정에서 왓챠의 알고리즘 기술에 대해 매우 상세히 물어봤었다”며 “만약 그 기술들을 그렇게 확인하지 않았다면 LG유플러스가 손쉽게 유사 서비스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왼쪽) U+tv모아 베타서비스 화면 (오른쪽) 왓챠피디아 화면 [Ⓒ 왓챠]
(왼쪽) U+tv모아 베타서비스 화면 (오른쪽) 왓챠피디아 화면 [Ⓒ 왓챠]

앞서 경영난에 시달리던 왓챠는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와 인수 협상을 벌였다. LG유플러스는 OTT 사업 강화를 위해 왓챠 인수를 검토했지만, 양측이 적정한 인수가를 놓고 이견이 있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왓챠 측은 “LG유플러스가 장기간의 투자 검토를 빌미로 왓챠의 핵심적인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 영업비밀 등의 정보를 탈취한 뒤 돌연 투자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왓챠 기술들을 활용해 자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약탈적인 스타트업 기술탈취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왓챠가 주장하는 유사성이 이미 미디어 업계에서 보편화돼 있는 부분들이라며 기술 탈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허위사실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당사는 앞서 10월13일 왓챠에 허위 주장을 멈추고 언론에 잘못된 사실 유포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며 “허위사실유포를 지속할 경우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왓챠가 공정위에 재신고할 경우 LG유플러스 또한 법적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치열한 진실 다툼이 불가피해졌다. 왓챠는 중소기업벤처부에도 같은 이유로 LG유플러스를 신고한 상태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진실을 가리려면 결국 양사의 알고리즘을 받아 비교해 봐야 하는데 공정위는 첫 조사에서 그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왓챠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서비스가 실제 LG유플러스에서 나왔으니, 만약 재신고로 갈 경우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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