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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전산망 원인발표…네트워크 장애 점검 기본 '포트' 확인, 왜 안됐나?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송상효 TF 민간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송상효 TF 민간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디지털 재난으로 일컬어지는 정부의 지방행정전산망 서비스 장애 원인으로 라우터 포트 불량이 지목됐다.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 TF 조사 결과, 행정망 서버를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대전 본원과 광주 분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두 곳을 연결하는 장비인 ‘라우터’에 통신선을 꽂는 포트 3개가 손상된 게 오류의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라우터는 네트워크 트래픽 포워딩과 라우팅 기능을 제공한다. 라우터 포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연결된 장치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게 되고 불량한 포트는 네트워크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데이터 전송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특정 장치들이 라우터에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불안정한 포트는 전체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주 연결이 끊기거나, 네트워크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증상만 따지면 이번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 TF가 내놓은 장애 원인에 부합하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우터 포트 불량이라는 장애 원인을 찾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 초기부터 원인으로 지목된 L4 장비 고장으로는 이러한 대규모 장애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네트워크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며 “라우터 포트 불량은 이를 테면 전기 코드를 꽂은 전원 콘센트에 이상이 있어 전기가 안들어오는 것과 비슷한데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관리원 이재용 원장은 “물리적 부품의 손상이 고장의 원인이었지만, 그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다. 전산실에서는 평소에 매일 육안 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고장을 미리 잡아내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네트워크 장애 사고가 났을 때 포트 점검은 필수라는 것도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이재용 원장은 “기본적인 모니터링이 아니라 그 모듈 안(라우터)에서 발생한 특수한 부분에서 발생한 문제였기 때문에 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것은 밴더하고 같이 논의 돼야 될 상황”이라고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밝혔지만 이번에 장애가 난 것으로 지목된 라우터는 글로벌 기업인 시스코의 제품으로 시스코의 네트워크 장비에선 포트 이상이 발생하면 장비에서 램프로 상황을 알려주거나 시스템 로그를 생성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초기에 라우터 불량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행안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업계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장애로 의심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네트워크 레이어 계층에 대한 점검은 필수적이고 여기엔 포트 등 물리적 고장에 대해서 점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 과정이 준수됐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네트워크 장비에서 포트 설정, 그리고 네트워크 선을 잘못 연결해 일어나는 장애가 일반 기업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전언이다.

다만 이번 TF의 발표대로 라우터 포트 이상이 지방행정전산서비스의 원인이 맞다면 이는 이대로 행안부 등 정부의 국가 핵심 시스템에 대한 운영 능력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심각한 문제들은 정부의 디지털 인프라와 데이터 센터의 운영 방식이 현대적 요구사항에 크게 뒤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데이터 센터와 전산망의 체계적인 현대화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효율적인 운영 체계 구축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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