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는 초유의 정부행정망 마비로 망신살이 뻗쳤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디지털정부를 홍보하겠다고 해외출장길에 나선 사이,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새올’과 민원서비스 통합 포털 ‘정부24’ 먹통으로 방문 민원을 수기로 처리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가 펼쳐졌다.
전국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도 문제지만, 이후 정부가 보여준 아마추어식 늑장대응도 가관이다. ‘디지털정부’ 슬로건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불과 1년전인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언급하며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없다”는 말을 했다. 국가 주파수 자산을 사용하는 통신망과 달리, 민간사업자인 카카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망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의 대체 서비스들이 있는 만큼, 기간망이라 말하기 무색하다.
그런데, 행정전산망은 어떠한가. 카카오톡이 멈추면, 통화나 문자를 하면 된다. 그런데 행정전산망이 무너졌을 때,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었나? 온라인 민원서비스까지 멈추면서, 전입신고부터 주민등록등본 등 필요한 서류를 적시에 발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국민들은 분통이 터진다. 피해보상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의 감시자 역할을 하며 서비스 장애에 호된 채찍을 들었던 정부, 누구보다 본보기를 보여야 하지만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결과는 처참했다.
이젠 정부가 카카오를 배워야 할 시간이다. 잘못을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문제가 발생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 후 빠르게 대응한 후 진정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시 카카오는 장애와 관련해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수많은 기업 중, 이같은 행보를 보인 곳은 카카오가 유일하다. 카카오는 연례 개발자컨퍼런스 ‘이프카카오데브2022(이하 이프카카오)’를 통해 3일 동안 어떻게 장애가 발생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상세히 발표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퇴를 밝히고 시스템 쇄신을 약속했다.
정부 또한 책임지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장애 발생 원인부터 재발방지 대책까지 상세하게 소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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