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 관계사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법률·시민사회·학계·언론·산업·인권·경영 등 각 영역을 대표할 전문가들을 발탁했다. 이들 외부 위원은 카카오와 직접적 관련이 없으면서도 벤처 정보기술(IT)업계 전반에 관심이 있는 인사들이다.
카카오는 위원회 1기 위원 명단을 15일 공개했다. 위원회는 전 대법관인 김소영 위원장을 포함해 7인 위원으로 구성된다. 김 위원장은 위원 구성에 대한 전권을 일임받아 직접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위원을 선임했다.
최종 선정된 위원들은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은행법학회장)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 총 6명이다.
우선 산업계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선정된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대표는 인터넷 벤처 기업인 프리챌을 공동 창업한 인물로, 벤처업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 또한, 동화자연마루와 에스엘미러텍, 디와이 등 중소 중견 기업 대표를 맡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도했다. 현재 착한경영연구소에서 다수 기업과 비영리 조직들 대상으로 조직 진단, 변화관리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학계에선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안수현 위원은 한국은행법학회장과 한국경제법학회장으로 활동하며 금융·기업·상사 영역에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은 법학자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각종 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을 역임해 금융업계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유병준 위원은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벤처경영과 혁신투자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온 정보시스템 학자다.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도 역임해 국제 감각이 뛰어난 인사로 관련 분야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법률·시민사회 분야에서 선정된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은 서울대 법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역임해 ‘여성 2호 검사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검찰에서 퇴직한 후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직을 수행했으며, 당시 여러 인권 문제들을 처리해 사회적 소수자·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사로 평가받은 바 있다.
사회 여러 분야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언론 분야에선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을 선정했다. 이지운 위원은 1995년 서울신문에 입사한 이래 사회부-정치부-논설위원-편집국장을 거치며 사회적 현안을 직접 목도하고 비판적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파원과 국제부장으로도 근무했다.
사내위원은 카카오 CA협의체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이 맡는다. 김정호 위원은 네이버를 공동 창업했으며,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을 이끌어내는 등 벤처와 IT업계에 대한 많은 경험과 깊은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발달장애인 성장과 고용을 돕고 있으며, 최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설립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맡는 등 사회적 책임과 공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 9월부터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감사,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지원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앞으로 사내위원으로서 카카오와 위원회 사이 가교를 수행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카카오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설립되며, 관계사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등이 확인된 경우, ▲관계사에 대한 내부조사 요구권 ▲위원회의 직접 조사 실시권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긴급 중단 요구권 등 실효적이고 직접적인 제재 권한까지 갖는다.
위원회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다. 우선 규제기관과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혐의를 면밀히 검토해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자 등 보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카카오 관계사 비즈니스를 분석해 서비스 이용자와 이해관계자 등과의 관계에서 문제 될 수 있는 준법·신뢰 리스크를 검토하고, 이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한 준법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위원들만이 아니라 위원회 정책 의지를 집행할 수 있는 실무기구로 사무국을 설립하고, 각 관계사 법무·준법·감사 조직과의 긴밀한 소통을 진행해 준법문화와 신뢰경영원칙이 회사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향후 별도 웹사이트 등도 열어 활동 내역을 지속 공개해 투명성도 확보한다.
김소영 위원장은 “국내 벤처 산업을 일군 대표적 IT기업인 카카오가 지금은 여러 의혹 때문에 사회적 비난에 직면한 만큼, 책임 있는 기업으로 재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 등 경영지표보다 준법과 상생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윤리경영 성과가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기본 원칙으로 작동할 수 있게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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