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장식입니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끼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을 찾아가 특별한 추억을 쌓기도 할 텐데요. 주요 백화점 업체들이 건물 내·외관을 화려하게 꾸며 이러한 수요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관광객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인증샷’ 성지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점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매장으로 사람들 발길을 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백화점 자체를 마치 유럽 거리와 같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 꾸며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올 테니까요. 따뜻한 연말 감성을 느끼도록 주요 백화점 업체들은 1년 가까이 준비했다고 합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각 점포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조성했는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본점 외관에 만든 미디어 파사드입니다. 외벽 전체를 375만개 LED칩을 사용해, 63x18m 크기 거대한 스크린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몰입감과 생동감을 위해 지난해보다도 규모를 크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내년 1월31일까지 이 스크린에선 3분가량 크리스마스 영상이 오후 5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반복재생 됩니다. ‘신세계 극장’이라는 주제로 한편의 크리스마스 판타지 극을 선보입니다. 루돌프와 경쾌한 캐럴, 꼬마 병정, 트리 등이 등장하고, 음악 역시 연말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립니다. 이번 음악은 신세계가 국내 작곡가와 협업해 직접 편·작곡했습니다.
신세계는 이번 미디어 파사드를 1년 가까이 준비했다고 합니다. 본점 내부에선 오르골, 트리장식 등을 파는 선물 상점이 열리고, 12월27일까지 본관 4층, 신관 3층을 잇는 연결통로가 크리스마스마켓 거리로 변신합니다.
롯데백화점도 본점 앞 100m가량 거리는 벌써 유럽 크리스마스 상점 거리처럼 바뀌었습니다. 15m 자이언트 트리에 움직이는 피규어나 편지상점, 인티미티 미디어 등을 배치해 각각 요소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마련했습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도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됐습니다. 오후 5시30분에서 10시30분까지 2분 분량 크리스마스 테마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 상영됩니다. 롯데는 화려한 콘셉트에 스토리와 콘텐츠를 강화했다는 설명인데요. 연말이면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감성을 시각적 요소로 풀어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유명한 정세랑 작가와도 협업하고, 본점 내외부 공간에서 편지를 주제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했습니다. 잠실점에서도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1만개 LED를 활용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5층에 읶적 골목길을 상점, 가로등, 간판 등 다양한 조형물로 구성한 ‘H빌리지’를 전시했습니다. 약 1000평 규모로, 실내에 조성한 크리스마스 연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없는 만큼 내부 공간에 더욱 힘을 준 모습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주제는 ‘해리의 꿈의 상점’입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콘텐츠를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는 설명입니다. H빌지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물론, 실제 유럽 작은 골목을 들어온 것처럼 우체국, 케이크샵, 그릇공방 등 다양한 상점 디테일을 살렸습니다. 특히 현대백화점 16개 점포를 상징하는 상점들로 H빌리지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백화점들은 소비자들이 연말이면 자연스럽게 백화점 방문을 떠올릴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요. 온라인에서 결코 따라할 수 없는, 오프라인 특징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젊은층 중심으로 사진을 찍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하는 문화가 대중화됐는데요.
각사마다 한껏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콘셉트 중 어느 곳이 ‘크리스마스 명소’로 가장 인기가 높을까요? 백화점 업체들 간 암묵적인 자존심 대결로도 이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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