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롯데쇼핑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추세가 장기화되며 가계 소비 심리가 크게 둔화된 탓이다. 백화점과 홈쇼핑은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마트와 슈퍼, 이커머스, 하이마트에선 나란히 수익성을 개선하며 영업이익 하락 폭이 소폭에 그쳤다.
9일 롯데쇼핑은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 3조7391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대비 3.2%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대비 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176% 늘었지만, 전년동기대비해선 5.3%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1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7% 줄었지만 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1~3분기 누적 롯데쇼핑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5% 감소한 10조9230억원, 영업이익 4.4% 성장한 3060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순이익은 23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3% 급증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올해 3분기 백화점 매출은 7530억원, 영업이익 7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 31.8% 감소했다. 여름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지며 가을·겨울 상품 판매가 부진했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국내 백화점 실적은 부진했지만 해외 점포는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기존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했고, 9월 문을 연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역시 호실적으로 매출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 측은 “3분기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외국인 매출 회복 및 식음료(F&B) 등 집객성 콘텐츠 도입으로 본점과 잠실점을 비롯한 대형점이 매출을 견인했다”며 “4분기 이후 인천점, 수원점 등 점포 리뉴얼 효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백화점은 국내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와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화점과 달리 마트와 슈퍼는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마트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한 1조517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7.3% 크게 늘어난 510억원이다. 이는 2014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슈퍼 역시 매출 3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146.6% 늘었다. 슈퍼는 올해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이후 7년만의 연간 흑자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며 신선식품 및 주류를 중심으로 양사 모두 기존점 매출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마트와 슈퍼 상품 통합 소싱 효과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통합 소싱에 따른 결과로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됐고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은 “마트와 슈퍼는 통합 소싱 품목 확대를 통한 품질·가격 경쟁력 강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등을 통해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커머스 통합 플랫폼인 롯데온도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 중이다. 롯데온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6.1% 성장한 320억원, 영업손실은 전년동기대비 150억원을 개선한 23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온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손실을 줄이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5.9% 늘어난 970억원,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인 640억원이다.
롯데온은 뷰티·럭셔리·패션·키즈로 대표되는 버티컬 서비스를 중심으로 거래액이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버티컬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22.6% 늘었다. 구체적으로 럭셔리(43.6%), 뷰티(28.1%), 패션(17.3%) 키즈(16%)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동시에 롯데온은 ‘디지털 엔진’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며 비용 절감을 하고 있다. IT 역량 내재화를 통해 IT용역비는 전년동기대비 절반을 줄였고, 서버 임차비 역시 37.2% 줄였다. 고객서비스(CS) 대응 시스템도 고도화했다.롯데온 콜센터 운영비는 전년동기대비 42.9% 줄었다.
롯데온은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버티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는 올해 3분기 매출 7259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도기대비 16.9% 줄었지만 영어비익은 무려 5178%가 늘었다. 가전 시장 위축이 계속돼 매출은 감소했지만, 재고 건전화 및 자체브랜드(PB) 등 고마진 상품군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특히 올해 들어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수익성 제고 노력이 손익구조 안정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이마트는 점포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홈 토털 케어 서비스, PB 강화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둔 곳은 홈쇼핑이다. 올해 3분기 매출 21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3% 줄고, 영업손실 8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홈쇼핑 산업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홈쇼핑은 MD 경쟁력 차별화와 벨리곰과 같은 지식재산권(IP) 사업 강화 등을 통해 뉴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컬처웍스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2% 줄어든 1540억원, 영업이익은 85.1% 감소한 30억원에 그쳤다. 전년동기엔 코로나 엔데믹 효과와 함께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등 투자 배급 작품이 흥행했지만, 영화 산업 침체가 길어지며 관람객 수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2023년 3분기에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에 따른 경기 침체 및 가계 소비 심리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 등에서는 수익성 개선 노력이 유의미한 성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고객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아래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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