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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률리그 39]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는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까?

류시영 변호사. [ⓒ 법무법인 민후]
류시영 변호사. [ⓒ 법무법인 민후]

[법무법인 민후 류시영 변호사] 만약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상이라 가정하자. 더 많은 상품을 팔아 매출을 올리는 방법에는 홍보, 상품의 질을 올리는 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 중 하나로, 인터넷 쇼핑몰을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할만한 디자인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물품들을 구입한다. 이에 따라 많은 판매상들은 자신만의 쇼핑몰 사이트를 만들어 자신의 물품을 홍보한다.

경쟁업체들보다 더욱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차별화되면서도 경쟁력 있는 쇼핑몰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자는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갈 사진이나 그림, 글씨체,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메뉴 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게 될 것이다.

갖은 노력으로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를 구축해서 영업을 하고 있던 어느 날, 한 소비자가 타 경쟁업체와 쇼핑몰 사이트가 너무나도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해당 업체의 쇼핑몰 사이트를 들어갔더니, 그 사이트는 나의 쇼핑몰 사이트 디자인을 똑같이 베끼고 있었다. 이 경우, 원 쇼핑몰 사이트 권리자는 어떠한 법에 의해 어떠한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을까?

인터넷 쇼핑몰 디자인은 ‘편집저작물’이 될 수 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8호에 따르면, 편집저작물이란,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이라 가정하자. 쇼핑몰 홈페이지에는 기본적으로 ‘남성복’, ‘여성복’ 등을 고를 수 있는 메뉴가 들어가게 되고, 그 하위분류로는 ‘셔츠’, ‘반팔’, ‘반바지’ 등의 항목들이 배열될 것이다. 해당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사진을 넣거나 그림을 넣어 시각화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렇듯 어떤 소재를 선택 및 배열하고 구성을 했다면 이는 저작권법 제2조 제17호에 규정한 ‘편집물’에 해당하게 된다. 그런데 그 편집물이 타 경쟁업체들의 구성과 비교했을 때 특이한 점이 있는 등 ‘창작적인 표현’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 위 편집물에 ‘창작적인 표현’이 존재한다면 이는 ‘편집저작물’로 보아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인 편집물이 편집저작물로 인정된다면 쇼핑몰 사이트는 저작권법 제6조에 따라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 쇼핑몰 사이트 디자인을 베낀 사람에게 그 사람의 쇼핑몰 디자인을 변경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만일 타 경쟁업체가 자신의 사이트와 동일하게 구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동일한 디자인을 하고 싶지 않아 비용을 들여 쇼핑몰의 구성을 변경했다면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또는 그 경쟁업체가 쇼핑몰 사이트 디자인을 통해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달라고 청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의 주장을 기초로 일정한 액수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을 내릴 것이다.

그렇다면 편집물이 편집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한 ‘창작적인 표현’이란 무엇일까? 우리 대법원은 ‘창작적’이란, 기존에 있었던 것이 아닐 것을 의미하며, ‘표현’이란, 아이디어에 불과한 것이 아닐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다212095 판결). ‘창작적인 표현’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각각의 구성요소의 창작성, 표현형식 여부를 검토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 컨셉과 느낌(Total Concept & Feel)도 고려하고 있다. 즉, 우리 대법원은 분석적 이론 및 전체적 이론을 병용하여 편집저작물이 ‘창작적인 표현’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한 ‘창작성’ 인정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판결이 있다. ‘모두의 마블’이 ‘부루마블’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제기한 소송이다. 이때 대법원은 ‘부루마블’의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모두의 마블’이 ‘부루마블’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을 내렸다(대법원 2018. 8. 16. 선고 2018다23713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4. 26. 선고 2017나2064157 판결). ‘모두의 마블’이 자신의 상품을 베꼈다고 주장한 ‘부루마블’ 역시 기존에 존재하는 ‘지주놀이’, ‘모노폴리’ 등과 유사하다는 점, 또한 ‘부루마블’의 규칙이나 진행방식 등은 부동산 거래 보드게임에 공통적이고 전형적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부루마블’의 각각의 구성요소 등은 ‘창작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을 냈다. 다시 말해 ‘창작적인 표현’이 아니므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보았고 결국 ‘부루마블’은 위 소송해서 패소하게 됐다.

결국 우리 대법원의 입장에 따른다면,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가 편집저작물로 인정되려면 그 구성이나 디자인 등이 전형적이지 않아야 한다. 즉, 기존에 있었던 것이 아닌 독창적인 요소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옷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라면 공통적으로 ‘남성옷’, ‘여성옷’ 분류가 당연히 존재할 것이므로 이는 ‘공통적이고 전형적’이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내용을 넣어야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바로 그 부분에서 ‘창작성’이 발휘된다. 즉,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없는 내용, 바로 그 내용이 창작적인 표현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없는 내용은 왜 법의 보호를 받는 것일까? 이와 관련한 재밌는 영어관용구가 있다. 바로 “Sweat of the brow”, 일명 “이마의 땀”이라는 표현이다. 완전히 독창적이지 않더라도 이를 제작하기 위해 들어간 노력과 비용이 들어갔다면 그 노력과 비용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법원은 ‘창작적인 표현’이 있어야 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늘날 위 원칙은 법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1991년 미국 대법원에서도, “단순한 사실 모음은 독창적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므로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리면서 위 법원칙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원칙은 저작물이 왜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미있게 설명해준다. 저작물을 만들기 위해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노력했다면 그 흘린 땀은 제도적으로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다만, 땀을 흘릴만큼 노력하지 않고 단순히 기존에 있던 것을 정리하는데 그쳤다면 그 정도만으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오늘날 ‘창작적인 표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는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만약 쇼핑몰 사이트가 기존에 있던 것을 단순히 정리하고 있을 뿐이며, 해당 분야 판매상이라면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이나 구성방식을 취하고만 있다면 해당 쇼핑몰 사이트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해당 사이트 역시 다른 사업자의 것을 베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데 있어, 남들과 다른 특색있는 그림이나 문구를 넣어 창작적인 디자인을 넣어 만들었다면 그 쇼핑몰 홈페이지는 ‘편집저작물’로서 저작권법 등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류시영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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