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전 세계 주요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지방 지역으로 이전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국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강원도와 전라남도에는 거대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무르익으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데이터센터 전문 데우스시스템즈는 기업 수요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정부 차원의 혜택 또한 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현무 데우스시스템즈 부장은 8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지방의정 디지털 대전환 2023'에 참가해 "현재 데이터 양은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라며 "매년 1.5배에서 2배 수준으로 데이터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이자, 이들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자 하는 사업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통신사를 넘어, 건설사와 자산운용사도 데이터센터 개발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 참여자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증산하고 있다. 비상업용 데이터센터 비중은 2014년 약 73%에서 2021년 기준 70%로 줄었지만,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24년까지 연평균 6%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임대료를 내고 특정 공간에 기업의 컴퓨터와 서버를 설치한 뒤 원격으로 서비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기업이 자체 운영하는 자사 데이터센터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센터는 대다수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25년까지 신규 구축이 예정된 프로젝트들은 서울, 경기도, 인천에 터를 내리게 된다.
이에 정부는 지방이전 정책을 추진하며 생태계 개편에 나섰다. 조 부장은 "수도권 내 전력 소모가 많아지면서 지방이전에 대한 정책 기조가 탄력을 받게 됐다"라며 "국가 상황에서도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주의 깊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지방이전에 대한 시선은 곱지 만은 않다.
먼저 임차인(Tenant) 입장에서는 지방에서 운영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세울 수요가 크지 않다. 조 부장은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기면 복구를 해야하고, 직원 차원의 관리·대응도 필요하다"라며 "대부분 IT기업들의 사무실이 서울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역 민원이 많다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조 부장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나 유치원 근처에 규모가 큰 전력선이 깔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라며 "그러나 이는 일반 거리에 적용되는 수준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 그리고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특정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경우 인센티브 혜택을 주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애리조나 피닉스 인근에 약 90여개(최소 600MW) 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실리콘밸리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지역이지만, 주정부의 조세 감면 혜택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높아 신재생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데 유리하다. 정부가 지역 내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친환경 전력 전환 기조를 내세운 것이다.
한국은 최근 걸음마를 뗀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강원도는 'K-클라우드 파크', 전라남도는 '솔라시도(Solaseado) 파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조 부장은 "한국은 이제 막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이전하기 시작한 분위기"라며 "데이터센터가 필수 시설이라는 점, 그리고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 IT 산업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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