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연이은 대외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맹택시 ‘승객 호출(콜)’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아 행정소송에 나선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스타트업 기술 도용’이라는 새로운 논란에 직면했다. 국회에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국감장에 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타난다.
17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증인으로 추가 요청했다.
심 의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콜 몰아주기’로 여러 번 국회 지적을 받은 바 있고 올해 공정위 시정조치를 명령받았으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택시기사에 배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류 대표를 증인 신청하는 이유로 꼽았다.
앞서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했다고 보고, 지난 2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즉각 반발했고, 행정소송 제기를 포함해 공정위를 상대로 인공지능(AI) 배차 로직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방안을 다방면으로 강구할 것을 예고했다. 이어 지난 7월 공정위 처분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행정소송을 결정하며 시정명령에 대한 가처분소송도 함께 접수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지난 8월 법원은 “시정명령으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원에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본안 소송)이 선고될 때까지 공정위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고, 현행 방식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숨 좀 돌리나 했던 카카오모빌리티에 최근 또 다른 암초가 나타났다.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맨이 카카오모빌리티에 기술 도용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중 ‘카카오T트럭커’ 서비스를 출시해 미들마일(중간물류) 시장에 본격 참전한다.
화물맨 측은 지난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가 회사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1달여간 실사를 진행했는데, 이때 맞춤형 매칭과 운임 자동 정산 등 화물맨 특허·기술정보가 넘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2일 입장자료를 통해 “(화물맨 특허·기술정보는) 업계에서 상용화된 기술로, 고유 아이디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해명에도 화물맨은 같은 날 공정위와 중소벤처기업부에 기술 도용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내용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경쟁사인 스마트스코어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받는 카카오VX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까지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스타트업 기술 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기업 수장인 홍은택 대표가 국감 증인대에 서게 됐다. 지난주 시작한 국감 첫 주차까지만 해도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경영진 가운데 증인 최종 명단에 오른 사람은 없었지만, 순식간에 상황이 반전된 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지난 13일 국감 도중 전체회의를 열고 홍 대표 등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홍 대표는 오는 27일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대상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홍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을 비롯한 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최근 카카오 계열사를 둘러싼 기술 침해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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