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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약 구매부터 폐기까지 한 번에…'안전한 연구실' 만든 스마트잭

김건우 스마트잭 대표가 15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김건우 스마트잭 대표가 15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지난 2019년, 대구 소재 한 대학교 실험실에서 거대한 굉음과 함께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학생 연구원들이 오래된 화학 시약을 폐기하다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연구원 중 한 명은 전신 3도 화상을 입으며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러한 연구실 사고는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백 병의 화학 물질을 방치하는 것은 물론, 현재 연구실에 어떤 시약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해결사로 나선 곳은 '스마트잭(SmartJack)'이다. 스마트잭은 대학, 기업, 정부 출연기관 연구실을 대상으로 토탈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안전한 실험 공간'을 실현하고 있다.

스마트잭 랩매니저 시약 등록 예시 [ⓒ 스마트잭 홈페이지]
스마트잭 랩매니저 시약 등록 예시 [ⓒ 스마트잭 홈페이지]

◆ 제멋대로 나뒹구는 연구실 시약, 판도 바꾼 '이것'

김건우 스마트잭 대표는 15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학 연구실에서 700종이 넘는 시약을 A4 용지에 적어 관리하는 모습을 봤다"라며 "유해화학물질도 많고, 값이 비싸지만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경우도 대다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실에서는 시약을 제대로 보관하고, 남은 재고와 폐기 시점 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랩매니저 프로(PRO)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랩매니저 프로는 시약 구매부터 재고 관리, 안전 관리가 가능한 통합 관리 서비스로, PC·모바일 등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연구원은 실험에 필요한 시약 정보를 랩매니저 프로에 등록해 관리할 수 있다. 병에 있는 QR코드·바코드를 찍으면 랩매니저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정보를 자동 등록하는 방식이다. 코드가 없을 경우 라벨 이미지를 텍스트로 변환해 등록할 수도 있다. 이때에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검수를 거친다.

김 대표는 "랩매니저 시스템에 등록하게 되면 추후 시약을 폐기해야 하는 시점까지 알려줄 수 있다"라며 "뿐만 아니라 제조사가 제공한 매뉴얼에 대한 정보도 바로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랩매니저 PRO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은 무료 기업 포함 1만 곳이 넘는다.

기업들과 대학 연구실에서 랩매니저 서비스를 더 주목하게 된 건 '비용 절감' 때문이기도 하다.

스마트잭은 물품 구매 기능을 추가해, 전 세계 시약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큰 '머크'사의 전상품을 상시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연구실 당 시약을 구매하는 데 쓰는 비용(연간 기준)은 적으면 3000만원, 많으면 수십억 원 이상"이라며 "시약 할인에 더해, 재고 관리로 중복 구매 또한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잭 랩매니저 연구실 관리 예시 [ⓒ 스마트잭 홈페이지]
스마트잭 랩매니저 연구실 관리 예시 [ⓒ 스마트잭 홈페이지]

◆ 차세대 연구는 계속된다…"연구실 데이터 허브로 도약"

그렇다면 스마트잭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현재 국내 연구 시장은 혼란의 시기를 맞이했다. 정부가 과학 분야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다고 예고하면서, 기술 발전의 드라이브에 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연구 분야의 활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물론, 앞으로의 터닝 포인트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실 데이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현재 연구실의 가장 큰 숙원은 '림스(LIMS·Laboratory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라고 강조했다.

림스는 연구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해 전자 형태로 저장하고, 데이터 분석 관리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연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인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림스를 도입한 연구실은 많지 않다. 새 물질을 개발하고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들은 보통 연구 전용 기계를 통해 개별적으로 추출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처럼 10개로 흩어진 포맷을 하나의 프로토콜로 만든다면 연구실 효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연구라는 행위의 프로토콜은 전 세계에서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이러한 노하우를 집결해 글로벌 사업 확장도 노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목하고 있는 국가로는 미국과 일본을 언급했다. 모두 디지털 전환이 화두인 곳으로, 특히 미국에는 유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쿼치(Quartzy)'가 길을 닦아 놓은 상태다.

김 대표는 "전 세계에는 약 1700만명, 국내에는 약 131만명의 연구원들이 있지만 이들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 경우는 적다"라며 "스마트잭은 모든 연구원들을 위한 해답을 주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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