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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VR2로 즐긴 ‘그란 투리스모 7’…“게이머 출신 카레이서 나올 만했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모든 ‘카덕’(자동차 애호가)을 위한 러브레터”, “자동차 역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소개서”…

‘그란 투리스모’는 이미 콘솔 레이싱 게임 역사 한 획을 그은 시리즈로 유명하다. 게임만큼 유명한 건 바로 게임을 시작할 때 재생되는 오프닝 무비다. 그란 투리스모 이용자들은 물론, 자동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은 약 7분 남짓의 영상을 보고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한줄 평으로만 보더라도, 오프닝 무비가 주는 감동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카덕들에게 존재 자체가 감동인 이 영상을 플레이스테이션 VR2(PlayStation®VR2, 이하 PS VR2)를 착용한 채 보고 나니, ‘그란 투리스모 7(Gran-Turismo 7, 이하 GT7)’이 더 이상 단순한 게임으로 보이지 않게 됐다.

출시 25주년을 맞은 콘솔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핵심 라인업이다. 최근 SIE 한국 지사에 방문해 플레이스테이션5(PlayStation®5)과 PSVR2를 활용해 시리즈 최신작인 ‘GT7’을 즐길 기회가 생겼다. 그란 투리스모는 특히 오는 20일 영화로도 개봉되는 만큼, PS VR2로 만나게 될 비주얼에서 확실한 매력을 느낄 법했다.

먼저 PS5로 만난 GT7은 초고화질(4K) 및 HDR(High Dynamic Range)에 대응해 시리즈 최고의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PS VR2을 착용한 첫 순간, 현실에선 마치 안대를 낀 것처럼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해당 기기에 달린 전면 카메라로 주변을 스캔할 수 있는 ‘시스루 뷰’를 통해 금방 위치를 파악했다. 이후 앉아서 즐기기를 선택했다. 레이싱 게임인 만큼, 주변 기기인 트러스트마스터 T248 레이싱 휠과 T3PM 자기식 페달 세트까지 준비돼 있었다.

물론 이 게임은 PS5 게임 패드로도 충분히 달릴 수 있다. 하지만 레이싱 휠과 가속 페달 및 브레이크까지 세팅되니 일일 레이싱 선수가 된 기분이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한 모든 세팅을 마치자 오프닝 무비가 시작됐다.

분량은 약 7분 남짓이었다. 자동차가 개발되는 모든 최초의 순간이 해당 영상에 콤팩트하게 담겨 있었다. 예컨대, 지난 1886년 카를 벤츠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3륜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Motorwagen) 모습과 지난 1895년 공기 주입 고무 타이어인 ‘미쉐린’ 탄생 등 중요한 역사의 순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PS VR2로 해당 영상을 시청하니, 그 몰입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게이머로서의 평소 행동 패턴이었다면 당연히 ‘스킵(Skip)’을 누르고도 남았을 텐데, 적어도 처음 이 영상을 보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스킵은 감히 실례라고 말할 수 있다.

일회성으로 체험을 해본 만큼, 차량을 어느 정도 보유한 계정으로 게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해당 기기를 착용한 채 VR쇼룸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60여종이 넘는 브랜드의 400개가 넘는 차종 중 보유 차량을 눈앞에서 360도로 돌아보거나 탑승해볼 수 있다.

만약 일어서서 플레이를 즐긴다면, 실제로 돌아다니면서도 차량의 디테일을 볼 수 있다. 현실과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백미였다. 이어 자신만의 세팅 방법으로 차량의 퍼포먼스를 올리기 위한 튜닝 작업을 이어가면, 실시간으로 차량이 어떻게 변하는 지도 체크할 수 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단순한 레이싱 게임이 아니란 생각이 든 시점은 오프닝 무비도 있었지만, 역시 실전도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VR2 뿐만 아니라 레이싱 휠과 페달까지 주어졌기에, 현실에서 갖고 있는 운전 실력을 뽐내야 그나마 꼴찌를 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본격적으로 휠을 쥐자 묵직한 압력이 양손에서 느껴졌다. 질주 본능이 깨어난 순간이기도 했다.

연습 모드 및 실전에서 거침없이 가속 페달을 밟으며 다른 차량들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실전에서는 전 세계 유명한 레이싱 코스나 관광 명소를 보는 재미도 가득했다. PSVR2로만 만날 수 있는 ‘HDR 톤 매핑’과 시선 트래킹 기능을 이용한 포비티드 렌더링(시선 방향을 고해상도로 표현하는 기술)으로 더욱 실감나는 주행을 펼쳤다.

다만 코스 자체가 직진만 나올 리 없기 때문에, 한 번씩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며 부드럽게 핸들을 꺾기도 했다. 페달 역시 실제 차량의 페달을 밟을 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무게감이 상당했다. 이날 체험 중 가장 좋았던 성적은 2등이었다. ‘진짜’ 레이싱 선수가 된 듯 집중했지만, 경기가 끝난 후나 기기를 벗은 후에도 어지럽지 않았다.

주행을 모두 마친 뒤엔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스케이프’ 모드도 활용했다. GT7 이용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보유한 차량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원하는 전 세계 명소에 자연스럽게 배치한 뒤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주행 중인 자기 모습을 촬영 가능한 ‘레이스 포토’도, 현실 레이스에서는 불가능한 다이내믹한 앵글로 박력 넘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모든 게임이 마찬가지겠지만, 그란 투리스모는 특히 주변 기기에 충실할수록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레이싱 게임이었다. 잔 마든보로가 이 게임을 통해 실제 카레이서로 거듭나는 실화를, 게임을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허구의 일이라 생각했지만 직접 즐겨본 뒤 생각이 달라졌다. 나만의 드림카로 전 세계 어디서나 경쾌한 질주를 꿈꾸고 있다면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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