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의 탈(脫)통신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비(非)통신 부문 매출이 서서히 성장하며 수익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유무선 통신 매출이 여전한 캐시카우이긴 하지만, 비통신 신사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2023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연결기준 합산 매출은 14조2828억원이다. 3사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각각 0.4%, 3.7%, 1.3%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출 성과는 전통적 먹거리인 통신(유무선)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한편 최근에는 비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사업의 기여도도 커지고 있다. 유료방송 경쟁심화로 미디어 사업의 성장률은 다소 정체됐지만,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에 기반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경우 전년대비 성장률이 대체로 전체 매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물론 3사가 공개하는 실적 가운데 비통신 사업부문을 정확히 추려내긴 어렵다. 회사마다 사업을 분류하는 체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다만 넓은 범위에서 이동통신 매출과 유선통신 매출, 기업통신(B2B) 매출 등을 제외하면 비통신 사업 매출을 추정해볼 수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에 전체 매출 4조3060억원 가운데 유무선 통신 사업 매출(2조8830억원)을 제외하고 1조4230억원을 벌었다. 이러한 비통신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33.0% 비중을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IPTV 등 미디어 사업에서 매출 3865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1.2%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매출 4071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올랐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은 각각 33.2%, 67.7%의 두자릿수대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KT는 같은 기간 6조5475억원의 전체 매출 중 유무선 통신 사업(텔코B2C·텔코B2B)으로 2조9371억원을 벌었고, 그 외 사업 매출은 3조6014억원으로 전체의 55.0% 비중을 차지했다.
미디어와 모바일플랫폼 사업을 포함한 ‘디지코B2C’ 부문에서 5756억원 매출을 내며 전년대비 3.8% 성장했다. 그중 IPTV 사업 성장률은 전년대비 1.2%다.
엔터프라이즈DX, 클라우드·IDC, AI·뉴비즈 사업을 포함한 ‘디지코B2B’ 부문에선 5059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과 비교해 엔터프라이즈DX는 1.3%, 클라우드·IDC 사업은 kt클라우드 분사 영향에서 벗어나며 4.6% 증가율을 기록, 성장세가 정상화됐다. 다만 AI·뉴비즈 사업은 전년대비 8.4% 감소해 디지코B2B 부문 중 유일한 역성장을 했다. 주로 하반기에 수주가 몰려 이번 분기에는 주춤한 편이다.
특히 KT 같은 경우 그룹사의 이익기여도도 높은 편이다. 금융·부동산·콘텐츠·DX 등 그룹사들의 이익기여도는 올해 2분기 1686억원으로, 전분기(980억원)와 전년동기(1556억원)보다 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BC카드는 5.9%, KT에스테이트는 48.8%, KT클라우드는 18.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총 3조4293억원 매출을 거둔 가운데 유무선 통신 사업(2조1347억원)을 제외하고 1조2946억원의 비통신 매출(37.8%)을 올렸다.
미디어 캐시카우인 IPTV 사업은 3369억원 매출을 내 전년동기보다 4.0% 증가했다. IDC와 솔루션 사업은 각각 798억원, 1288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IDC의 경우 전년대비 15.5% 성장했다. 솔루션 사업은 그러나 중계메시징 트래픽 감소로 같은 기간 5.1% 감소했다.
다만 이는 정확한 비통신 매출 수치는 아니며, KT의 경우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 50%,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정확한 내부 수치는 각각 40%, 30% 이내로 집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3사는 각기 AI컴퍼니, 디지코, 플랫폼 기업 등 통신을 넘어서는 영역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 컴퍼니’로의 전환과 도약을 선언, 2026년 기업가치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구현모 전 대표 재임 시절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 전환을 강조했던 KT는 최근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신임 대표로 추대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4대 플랫폼(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 기반의 유플러스 3.0 시대를 연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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