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윤석년 KBS 이사에 이어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 제청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야당 측인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이 “규정과 원칙, 절차를 무시하는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의 직권남용”이라고 반발했다.
김 위원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권의 압박, 보수단체의 고발, 감사·수사를 통한 찍어내기는 이제 국민 누구나 아는 수순이 됐다”며 “KBS 이사진 구도를 개편한 후 김의철 사장을 해임하고 새 사장을 앉히려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윤석년 KBS 이사의 경우 기소만으로 해임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음에도 강행했으나 다만 절차는 거쳐 진행됐다”면서 “반면에 남영진 KBS 이사장의 해임은 모든 절차를 무시한 김효재 직무대행의 도를 넘어선 최악의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남 이사장은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등 의혹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방통위는 전날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남 이사장 해임 제청을 위한 청문 절차에 착수했는데, 이와 별개로 낮은 경영실적 등을 근거로 해임 제청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은 “권익위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해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행위”라며 “또한 2022년 10월부터 7개월에 걸친 감사원의 KBS 감사 결과, 경영실적이나 방만경영 등 이사회가 KBS 관리·감독 업무를 유기했다는 지적 사항이 없음에도 남영진 이사장에게 관리·감독 소홀의 책임을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영방송 이사를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서슴없이 자행하면서 폭력적인 방법으로 몰아내려는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법원의 판단은 시간이 걸리니 무조건 해임을 하고 입맛에 맛는 코드인사를 강행하겠다는 작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통제하거나 장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방송을 길들이고자 한다면 역효과만 불러 올 것이다. 역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방통위는 다음 달 9일 청문회를 열어 남 이사장의 소명을 들은 뒤 16일 전체회의에서 해임 제청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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