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TV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야당과 관련 업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5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통해 현행 ‘수신료-전기요금 통합징수방식’을 개선해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고지‧징수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KBS는 앞서 언론 자유와 상관없는 무능하고 부도덕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문제가 됐다”라며 “(분리징수 계기로) 스스로 냉정하게 돌아보고 해법을 찾아 다시 국민 신뢰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당초부터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방통위 상임위가 정부·여당 측 위원인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야당 측 위원인 김현 위원 등 2대1구도로, 김 위원이 해당 개정안에 반대하더라도 통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개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적했다. 김현 위원은 지난 3일 비공개 간담회가 진행된 이후 시행령 개정 강행에 반발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도 김 위원은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퇴장했다. 김 위원은 “역대 정부에서 보고서에 입각해 분리징수가 불합리하고, 통합징수가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일괄되게 표명해왔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 근거와 벌률 자문도 없이 돌연 분리징수가 맞다는 것은 궤변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제가 어떤 의견을 내도 다수결로 정리될 텐데, 표결의 효용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라며 “사회적·정치적 논쟁 쟁점 현안에 있어선 상임위원 5인이 모두 참석해왔는데 (현재의 상황이) 방통위 설치법에 맞는지 사무처가 다시 들여다봐달라”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은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방통위가 설치된 이래 수신료 징수제도에 대한 공식 논의는 단 한차례 하지 않았으며, 8번에 거친 사무처 입장은 (분리징수가) 오히려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현행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며 “위원장의 직권남용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위원회는 이미 형해화 됐다. 공영방송의 재원 문제를 졸속처리한 것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위한 전체회의에 앞서, 김효재 직무대행과 만나 TV 수신료 분리 징수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TV 수신료 분리징수가 국민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라면, 징수방식 변경이 아닌 납부 의무 자체를 폐지하라는 것이다.
조승래 의원은 “시행령을 개정해도 TV수상기를 등록한 국민의 의무가 사리지는 것은 아니다. 수신료 징수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국민의 편익이 증진되냐”라고 반문하면서 “국민의 수신료 부담을 줄이겠다면 차라리 납부 의무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KBS는 장애인 방송과 재난방송은 물론, 유사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라며 “유사시 KBS의 역할을 누가 대신할 있을 지 등 분리징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우려했다.
정필모 의원도 “수신료는 헌제에서 준조세 성격의 특별부담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내고 싶지 않다고 안 낼 수 있는 것이 아냐”라며 “공영방송 제도가 유지되는 한 (수신료를) 강제 징수할 수 밖에 없는 가운데, 분리징수는 오히려 납부를 더 어렵게 만들어 국민들을 범법자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에 의결한 개정안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한 날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KBS와 수신료 징수업무 수탁자인 한국전력공사가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조속히 협의하여 제도 시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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