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품은 삼성전자의 83인치 TV가 곧 시장에 등장한다.
이번 신제품을 통해 삼성전자는 기존 50~70인치대에서 80인치대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LG디스플레이 역시 TV 업계 1위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만 1조원 적자를 내는 등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게 됐다.
4일 삼성닷컴에 게재된 ‘삼성전자 종합 카탈로그’ 7~8월 자에 따르면 83인치 OLED TV 신제품 ‘KQ83SC90AEXKR’가 라인업에 추가됐다. 카탈로그에 83인치 OLED TV가 사진과 함께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83인치 OLED TV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패널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작년과 올해 내놓은 55~77인치 OLED TV 모델에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패널이 탑재됐지만,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생산라인은 77인치가 최대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KQ83SC90AEXKR에 LG디스플레이 패널 적용은 사실상 확정이다.
신제품은 이미 지난 6월 초 ‘KQ83SC90A’라는 모델명으로 국립전파연구원에 전파인증을 마쳤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올 3분기 내에는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삼성전자는 유럽과 호주 등 일부 지역에 55인치, 65인치, 77인치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OLED TV 사업을 접은 후 9년 만에 재출시다. 올해는 국내 시장에도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가전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 OLED TV 판매량은 36만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11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80인치대 프리미엄 제품을 추가하며 수익성 확대 및 점유율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협력은 최근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LG디스플레이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불안정성 등으로 TV 및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LG디스플레이 실적도 크게 흔들렸다. 2022년 총 2조850억원대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조98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분기 기준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본 것은 처음이다. 또 작년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모니터용까지 포함해 총 1000만대 이상 W-OLED를 출하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웠으나, 696만대에 머물렀다. 올해 W-OLED 예상 출하량도 760만대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납품이 시행되면 W-OLED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당초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패널값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로열티 비용을 더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상당 부분 양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보다 LG디스플레이의 적자가 길어지며 타협을 시도한 것.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좀 더 유리하게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삼성전자의 협력을 신호탄으로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반등(턴어라운드)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에 패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부터 고급 모델인 아이폰 15프로와 15프로맥스 패널 생산을 시작하며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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