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피온 ‘자체 개발’, KT·LG·네이버 ‘동맹’ 강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맞설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아직은 시장에서 AI 반도체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현저히 많이 쓰이고 있고, 세계 GPU 시장의 80% 이상을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챗GPT 등을 필두로 한 AI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AI 연산처리에 최적화된 AI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GPU를 대체할 수 있는 AI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며 엔비디아의 반도체 종속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는 초고속, 저전력이 특징으로 GPU보다 성능은 높으면서 비용은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GPU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AI 반도체가 예상보다 빨리 GPU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AI반도체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오는 2025년까지 국산 AI 반도체 육성과 이를 활용한 국내 데이터센터 활성화에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SK텔레콤이 개발한 ‘사피온’이 눈에 띈다. SKT는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자체 개발하며 AI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해에는 사피온 내부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시키고, SKT-SK스퀘어-SK하이닉스 등 SK그룹 ICT 계열사 3곳이 총 800억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올해 4월에는 사피온이 GS그룹, 대보그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법인 설립 후 첫 외부 투자 유치다. 총 유치 금액은 약 500억원 이상으로, 이번 투자 라운드를 통해 약 5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5월엔 MBC에 공급하는 방송장비에 사피온 반도체 X220을 탑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방송사의 VoD와 생방송 영상의 화질을 4K나 UHD로 높여 시청자에 제공할 수 있다.
사피온은 올 하반기에 기존 X220보다 한층 성능이 향상된 X330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AI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독자적으로 AI 반도체를 개발한 SKT와 달리 LG와 삼성, 네이버, KT 등 기업들은 스타트업과 손을 잡는 등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달 초 LG AI연구원은 토종 AI반도체 팹리스인 퓨리오사AI와 차세대 AI반도체 연구 및 사업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G AI연구원은 자사의 초거대 AI ‘엑사원’에 퓨리오사AI가 개발 중인 AI반도체를 적용하고 AI 기술을 검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LG전자도 캐나다의 AI 컴퓨팅 설계기업 ‘텐스토렌트’와 AI반도체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말 양사는 AI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AI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반도체 개발을 통해 독립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T 역시 자사의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MIDEUM)'을 올 상반기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적용할 AI 반도체 회사로 국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KT는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하고 투자한 금액을 AI 반도체 개발과 양산에 활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AI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도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일부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를 완전 자율주행에 적용하고 있는 등 AI 반도체 독자 개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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