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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서구권 진출 장기 전략 청사진…“MMORPG로 시작해 루트슈터로 안착”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엔씨소프트가 서구권 게임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국제 게임쇼에서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를 선보이며 서구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게임 알리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엔씨는 TL을 시작으로 향후 서구권에서 인기가 많은 루트슈터·액션 어드벤처 장르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장기적인 시장 안착을 꾀한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최근 해외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글로벌 게임 축제 ‘서머 게임 페스트2023(SGF2023)’에서 TL을 선보였다. 엔씨는 지난 2월 아마존게임즈와 TL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및 대만 등 기존 주력 서비스 지역은 엔씨가 서비스를 맡지만, 북미나 유럽 등 서구권 지역은 아마존게임즈에서 서비스한다.

엔씨가 서구권에 대한 시장 확장 의지를 다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엔씨 매출 대부분은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게임 주요 소비국이 몰려 있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공략하며 매출 지역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엔씨 올해 1분기 매출은 4787억7000만원으로 이중 63.4%는 국내 매출이며, 20.7%가 아시아 지역 매출이다. 서구권인 북미·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6.9%에 그쳤다. ‘리니지W’ 성과가 두드러졌던 지난해 1분기엔 북미·유럽 매출 비중이 더 적었다. 지난해 1분기 엔씨 매출은 7903억3400만원이었으나 이중 4.7%만이 북미·유럽에서 발생했다.

[사진=엔씨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IR 자료]
[사진=엔씨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IR 자료]

◆아마존게임즈와 시너지 어떨까?…“서구권 마케팅 본격화”=SGF2023에서 엔씨와 아마존게임즈가 TL을 선보임에 따라 해외에서도 시선이 쏠렸다. 해외 게임 매체 ‘MMORPG닷컴’에서는 아마존게임즈 머브 리 콰이 프랜차이즈 총괄과 엔씨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 안종옥 수석 프로듀서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안 수석 프로듀서는 이를 통해 “게임을 제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기 전 충분한 콘텐츠 양을 제작하기 위함”이라며 “그 결과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했으며, 개발진은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게임즈는 같은 행사에서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테크니컬 테스트’ 계획도 공개했다. 앞서 엔씨가 지난달 국내 이용자 1만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만큼, 피드백 개선 여부와 아마존게임즈 현지화 능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본격 글로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해당 인터뷰에서 리 콰이 총괄은 TL 현지화 서비스 방향에 대해 “엔씨와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TL 글로벌 버전 서비스 방법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며 “한국 MMORPG는 보통 출시 지역에서 먼저 1~2년 정도 서비스 한 뒤 서구권에 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TL은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엔씨와 협력하며 글로벌 버전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엔씨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아마존게임즈는 서구권 현지화 경험이 많은 글로벌 퍼블리셔다. 아마존게임즈는 국내 게임 제작사 스마일게이트RPG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 ‘로스트아크’를 서구권에 보급한 바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장기적으로도 서구권 겨냥 장르 출시…“TL로 출발, 프로젝트M까지 달린다”=당초 엔씨가 TL을 PC·콘솔 크로스플랫폼 게임으로 개발한 것도 콘솔 게임이 더 익숙한 북미·유럽 이용자를 염두한 전략이다. 게임 수익모델(BM)도 기존 확률형 아이템 중심 BM보다는 시즌패스 형태 BM을 채택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비교적 거부감이 큰 서구권 이용자를 납득시킬 만한 BM 구성을 위해 노력했다.

엔씨의 서구권을 향한 의지는 지난 5월 개최된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직접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구권에서 로스트아크와 같은 MMORPG 장르가 흥행하는 것을 보면서, 해당 권역 MMORPG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하게 됐다”며 “이러한 시장 상황 속 한국에서 출시된 게임 중 TL이 서구권 내 최고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엔씨가 TL 하나만으로 서구권 시장 안착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TL을 시작으로, ‘LLL’을 비롯해 ‘프로젝트M’등 서구권 이용자에게 친숙한 장르 게임을 선보여 장기적인 시장 확대를 꾀한다.

[사진=엔씨 공식 유튜브 채널 LLL 소개 영상 갈무리]
[사진=엔씨 공식 유튜브 채널 LLL 소개 영상 갈무리]

LLL은 3인칭 슈팅게임(TPS)과 역할수행게임(RPG)이 결합된 루트슈터 장르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 루트슈터 장르는 서구권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다. ‘보더랜드’ ‘사이버펑크2077’ ‘폴아웃’ 등이 대표적이다. 엔씨는 LLL을 다중접속(MMO) 요소가 가미된 루트슈터 장르로 개발 중이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M 또한 서구권 이용자에게 친숙한 스토리 중심 액션 어드벤처 장르 게임이다. 이용자 선택에 따라 게임 스토리가 바뀌고, 다양한 결말이 존재하는 인터랙티브 내러티브에 집중한 게임이다. 서구권에서는 이처럼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을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장르로 부른다. 현지 인기 또한 상당하다. 국내에서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이 대표적인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편, 엔씨는 올해 중 TL을 비롯해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퍼즐 게임 ‘퍼즈업:아미토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BSS’ ▲실시간 전략 게임 ‘프로젝트G’ 등도 연달아 선보이며 게임 라인업 확보에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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