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디아블로4 출시에 맞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에서 권장한 그래픽 드라이버 버전을 설치했는데, 다른 게임이 제대로 실행이 안 되고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수백가지 게임을 제공해야 하는 PC방 업자 입장에서 난감한 상황입니다.”
인천 연수구에서 블리자드 가맹 PC방을 운영 중인 이준영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감사는는 지난 15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디아블로4(Diablo4)’를 찾는 방문객이 많아진 이후 발생한 불편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로버트 리)가 가맹 PC방에 권장한 그래픽 드라이버가 각종 오류를 일으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그래픽 드라이버를 설치한 컴퓨터로 타 게임을 실행하면 화면이 깨지거나, 화면이 제대로 뜨지 않는 등 불편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목된 그래픽 드라이버는 엔비디아가 ‘지포스 게임 레디(GeForce Game Ready) 드라이버’란 이름으로 지난 3월 선보인 531.41 버전이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드라이버 버전은 이용자에게 원활한 디아블로4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블리자드가 협업해 개발됐다. 물론, 디아블로4만을 위해 제작된 드라이버 버전은 아니며 여타 게임과 호환성도 고려해 개발됐다는 것이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 설명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달 12일 블리자드 PC방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PC방을 방문하는 이용자에게 보다 나은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려면, (531.41 버전 등) 매장에 설치된 그래픽 카드에 상응하는 그래픽 드라이버를 선택해 업데이트하라”고 안내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강서구 내 PC방 사장 A씨(50대)는 “공지사항에 따라 531.41 버전을 매장 전체에 일괄적으로 설치했다가 손님들로부터 다른 게임 오류 제보를 많이 받았다”며 “그렇다고 설치하지 않으면, 디아블로4를 실행했을 때 531.41 버전을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게임 실행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PC방 사장 이준영 씨는 “오류 때문에 다른 버전을 설치했더니 디아블로4를 실행할 때 또 오류 메시지가 나온다. 이를 본 방문객이 ‘이 PC방은 업데이트를 안 하는 매장’이라고 오인할까 염려된다”며 “가맹 PC방을 상대로 가맹 이용 요금을 받아가고 있다면, 오류 없이 게임이 실행될 수 있도록 개선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PC방 소상공인 온라인 카페 ‘만땅동호회’에서도 오류 제보가 이어졌다. 카페 이용자들은 “531 버전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부 그래픽 카드에서 타 게임 실행 때 블루스크린, 혹은 컴퓨터 재부팅 증상이 나타나고, 일부 모니터에서 부팅이 안 되는 증상이 있다” “우리도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 일괄적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없어서 당분간 손님이 직접 업데이트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해당 그래픽 드라이버 버전은 해외 게임에서도 오류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운영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류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다른 버전 그래픽 드라이버를 설치하라고 안내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운영진은 공식 홈페이지 ‘팁 및 문제해결’ 메뉴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드라이버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드라이버 531.41 등 버전이 게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드라이버 버전 중 하나가 설치돼 있는 경우 버전 531.29 또는 이전 드라이버 버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블리자드코리아는 현재까지 이 같은 오류 현상과 관련해 블리자드 PC방 홈페이지나 디아블로4 공식 토론장에 어떤 안내 사항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드라이버가 처음 출시 되고 초반에 (그래픽드라이버와 관련해) 이슈가 있으면 지속적인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해당 오류 사항이 엔비디아코리아 측으로 보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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