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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쏘아올린 ‘비전프로’…국내 VR게임 봄날 올까?

애플이 선보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 [사진=애플]
애플이 선보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 [사진=애플]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애플 ‘비전프로’ 등장에 국내 가상현실(VR) 게임 분야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주요 기업인 애플이 뛰어드는 것만으로도 VR 시장이 크게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VR게임에 공들이고 있는 게임사가 적고 이름을 날린 주요 작품도 드문 상황이다. 이에 국내 VR게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5일 애플은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새로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선보였다. 애플은 비전프로가 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를 모두 지원하는 MR 헤드셋으로써, 앞서 출시된 타사 VR 헤드셋에 비해 한층 더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전프로에는 ‘애플 아케이드’란 이름의 게임 플랫폼이 마련됐으며, 현재 약 100개 게임이 입점해 있다. 향후 애플은 게임 제작 엔진 기업 유니티와 함께 유니티엔진 기반 게임을 애플 아케이드에서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에 국내에서 VR게임을 개발 중인 게임사들도 VR 보급률 증대 및 게임 콘텐츠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눈치다. ‘메타퀘스트’를 개발한 메타(구 페이스북)와 중국 VR 기기 개발사 피코에 더해 애플이 주요 개발사 반열에 합류하는 것만으로도 상용 VR 기기 보급률이 높아져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 ‘글로벌데이터’가 제시한 ‘VR 시장 규모·점유율·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VR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69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25.1%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이곳은 VR 시장이 오는 2030년 515억달러(약 66조7000억원)까지 성장한다고 점쳤다.

VR 헤드셋 디바이스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수준 높은 게임 콘텐츠 개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갈수록 컴퓨터 그래픽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수준 높은 그래픽 게임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VR게임을 개발할 때는 이용자 몰입감을 위해 VR게임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및 방법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컨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에서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출시했을 때, 그곳에 내장된 헤드 럼블(헤드셋 진동)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추가 피격 모션을 넣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로카 ‘다크스워드’[사진=컴투스]
컴투스로카 ‘다크스워드’[사진=컴투스]

다만, 이번에 출시된 애플 비전프로 소비자 가격은 3499달러(한화 약 456만원)로 상당히 높게 책정된 편이다. 이 때문에 비전프로가 상용 VR 기기 보급률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은 적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비전프로 첫 해 총판매량을 100만대 미만으로 예측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전 프로는 예상보다 사양과 디자인이 진일보했다”며 “높은 판가와 무게 등 한계를 감안하면 첫 해 판매량은 100만대 미만일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게임업계 경우 아직 VR게임 개발 관심도가 낮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업차원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VR게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은 컴투스와 스마일게이트,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정도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개발 중인 게임사가 적은 만큼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에 따라 커져가는 VR게임 시장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타이틀 개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때 국내에는 ‘VR게임방’이 등장할 정도로 VR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당시에는 체험 수준의 단발성 콘텐츠만 선보였을 뿐 양질의 게임에 대한 개발 소구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며 “글로벌 VR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다채로운 양질 게임 콘텐츠 개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컴투스는 VR 전문 자회사 컴투스로카를 통해 게임 ‘다크스워드’를 중국 피코스토어에 출시한 바 있다. 향후 메타스토어에도 입점을 앞두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여름 중으로 대표작 ‘크로스파이어’를 VR 버전으로 제작한 신작 ‘크로스파이어:시에라스쿼드’를 선보인다.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는 VR 낚시 게임 ‘리얼VR피싱’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메타퀘스트 입점 이후 글로벌 톱 셀링(Top Selling) 카테고리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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