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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23] iOS·Mac 생태계 위협하는 생성형 AI··· 애플 Vs 구글·MS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 본사에서 개막한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3서 기조연설 중인 팀쿡 애플 CEO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 본사에서 개막한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3서 기조연설 중인 팀쿡 애플 CEO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애플의 연례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이 개막했다.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 본사에서 진행된다. 키노트 발표 등은 온라인 생중계로도 진행된다.

행사 개최 전 정보기술(IT) 업계가 주목한 것은 인공지능(AI)이다. 오픈AI의 챗GPT 발표 이후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트렌드로 떠오른 생성형 AI와 관련 애플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애플과 플랫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5월 WWDC2023과 같은 자체 개발자 행사를 개최했다. 그리고 두 행사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생성형 AI다. 양사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를 포인트 솔루션이 아닌, 플랫폼 전반에 녹아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생성형 AI 경쟁의 주 무대는 클라우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애플 역시도 이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 IT 산업계의 평가다. 애플이 모바일과 개인용 컴퓨터(PC)에서 각각 iOS, 맥(Mac)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점유율 조사기관 스탯카운터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5월 기준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31.6%, PC 플랫폼에서는 18.8%로 안드로이드와 윈도를 추격하고 있다.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과 애플이 직접 설계한 반도체 칩 M1·M2를 비롯해 아이폰, 아이맥, 헤드셋,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점차 확장되고 있는 하드웨어(HW) 생태계가 그 기반에 있다.

HW가 플랫폼 점유율에 유의미한 영향력 끼칠 수 있는 만큼 그 반대도 가능하다. 구글은 개발자 행사 I/O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바탕으로 챗봇인 바드(Bard)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기기를 개인화하는 방법을 선보였다. 안드로이드에 생성형 AI 기술이 탑재될수록 삼성전자와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욱 향상된다.

오픈AI와 공동전선을 꾸린 MS의 AI 약진은 더 매섭다. MS는 개발자 행사 ‘빌드2023’에서 AI 비서인 ‘코파일럿(Copilot)’를 모든 분야에 녹여내겠다는 비전을 선보였다. 워드나 파워포인트, 엑셀, 팀즈 등 기존에 공개됐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앱)에 더해 운영체제(OS)인 윈도(Windows)까지 포함된다. 코파일럿은 오는 가을 윈도11에 기본 탑재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행사 '빌드2023'서 공개된 365 코파일럿 플러그인 데모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행사 '빌드2023'서 공개된 365 코파일럿 플러그인 데모

생성형 AI 기술들은 해당 플랫폼을 반드시 이용해야만 하는 ‘킬러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파이널컷’이 영상 작업자들이 ‘꼭 맥을 써야만 하는 이유’가 됐던 것처럼, MS 코파일럿은 개발자나 문서 작업자들이 ‘반드시 윈도를 써야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중이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생성형 AI를 전면에 내세우는 데 반해 애플은 다소 미온적인 대처를 보였다. 애플은 WWDC23에서 머신러닝(ML)을 기반으로 한 아이폰 텍스트 자동 수정이나 자신의 애완동물을 식별해 별도 폴더에 자동으로 저장하는 것, 아이팟 프로에서의 자동 노이즈 캔슬링 끄기 등 보다 실용적인 AI 접근방식을 택했다.

지난 몇 년간 애플은 AI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 AI라는 포괄적인 명칭보다는 개별 기능을 고도화하는 ML에 집중했다. 다만 애플이 AI에 완전히 손을 놓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음성인식 AI 비서인 시리(Siri)다. 2011년 출시된 시리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대답하는 AI 비서로 많은 각광받았다.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Alexa), MS 코타나(Cortana), 삼성전자 빅스비, KT 기가지니 등도 시리의 영향을 받았다. MS 코파일럿과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도 시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시리는 최초 출시 이후 혁신적인 기술적 진보를 보이진 않았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WWDC23에서는 ‘헤이 시리(Hey Siri)’라는 호출 문구를 ‘시리’로 개선하는 업데이트가 공개됐는데, 이는 아마존과 MS가 알렉사와 코타나를 호출할 때 이미 선보인 개선이다. 챗GPT의 시대에 코파일럿이나 바드, 달리 등의 생성형 AI 기술과 견주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시리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데 더해 생성형 AI 기술 역시도 개발하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각자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 결과물을 통해 애플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애플이 여전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S는 오픈AI의 LLM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잘하는 기업(B2B) 또는 개발자용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텔, 엔비디아, 어도비, SAP, 워크데이, 삼성전자 등 각 분야 최고 기업들이 MS의 기술을 자신의 기술과 접목시키는 연합전선을 꾸리는 상황이다. 표면상은 ‘애플 Vs MS’이지만 사실상 ‘애플 Vs MS 연합전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는 구글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이라는 세기의 발명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애플이 AI 시대에도 그 지위를 이어갈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세대교체’가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한편 WWDC23에서 애플이 가장 힘주어 강조한 것은 증강현실(AR) 글래스 ‘애플 비전 프로’다. 한화로 약 450만원(3499달러)인 이 제품은 지난 수년간 애플의 M2칩과 전용칩셋을 더해 12개의 카메라, 소형 초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 등이 집약됐다. 5000개의 특허 기술이 사용됐다. 생성형 AI 이후 다소 주목도가 떨어진 메타버스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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