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중국 내 마스타전기차 직영공장에서 프레임(뼈대)만 조립해 가져오고, 전체 전장 부품 조립을 포함한 생산 과정은 국내에서 이뤄집니다.”
19일 방문한 마스타전기차 충남 천안공장에서는 우체국에 납품할 초소형전기차 ‘마스타 힘(MASTA HIM)’의 조립 및 테스트 과정이 한창이었다. 마스타전기차가 설계와 부품 개발, 생산 등 전 과정을 내재화한 모델이다.
초소형전기차는 분류상 ▲최대 출력 15kW ▲길이 3.6m ▲너비 1.5m ▲높이 2m ▲공차중량 600kg(승용), 750kg(상용) 이하 등을 만족하는 차종이다. 이륜차보다 안전하고 경차보다 싼 가격에 유지비도 저렴해 도심 내 저비용 친환경 주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마스타전기차는 지난 2019년 우체국이 오토바이 집배원들의 보다 안전한 배달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한 운송수단 교체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전기차 사업을 본격화했다. 모기업인 마스타자동차는 1986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종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한 회사로, 현재 보험사를 통해 이뤄지는 다양한 긴급출동 및 정비 서비스의 시초다. 지금은 전국 1500여개의 정비 네트워크를 갖추고 출동 정비, 차량부품 조달, 생산 등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마스타전기차는 현재 우체국에 납품 중인 마스타 힘을 비롯해 다수의 특수목적전기차(소방차, 냉장차, 이동정비차 등)를 생산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올해는 마스타 을 개조한 현금수송차량 4000대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이 이뤄지며 세계화의 발판도 마련됐다.
◆ 전기차는 만들기 쉽다? “중국산과 급이 달라”
전기차에 대해 흔히 알려진 특징 중 하나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만들기 쉽다’는 것이다. 이날 제조현장을 직접 살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우선 전기차는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엔진’보다 단순한 모터를 사용하고 전체 부품 수도 적어 진입장벽은 내연기관차보다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고품질의 안전한 전기차를 만드는 건 별개의 영역이다. 특히 한국처럼 차량 안전 및 품질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환경에서는 부품을 수입해 ‘뚝딱’ 조립만 한다고 끝이 아니다.
마스타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초기엔 중국에서 거의 원형의 전기차를 수입했지만 국내 기준에 발맞춰 지난 수년간 뼈대를 제외한 모든 전장부품을 국산화했다. 그중 배터리는 삼성SDI의 원통형 모델을 낙점했다. 그 외 여러 핵심 부품도 직접 개발하거나 국산화함으로써 중국의 비슷한 초소형전기차 대비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수요처 요구에 따라 동급 차종에서 에어백과 ABS(브레이크 잠김방지 시스템)을 탑재한 것도 마스타전기차가 최초다. 이는 ‘다마스’나 ‘라보’ 등 경쟁 대상으로 볼 수 있는 저가형 내연기관 상용차에도 없는 안전옵션이다.
주영진 마스타전기차 상무는 “종종 겉모습은 비슷한데 중국산보다 비싼 가격을 두고 비판하는 이들은 속사정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한국에서 그런 사업자는 한 군데도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스타전기차가 우체국에 차량 납품을 시작한지 약 4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을 당한 우체국 노동자가 단 1명도 없다는 점이 ‘겉보기와 다른’ 국산 초소형전기차의 안전성을 방증한다. 같은 기간 오토바이 이용 노동자는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9명, 중상자는 141명에 달했다.
◆ 프레임 위에 부품 척척…제조부터 검사까지 ‘원스톱’
초소형전기차의 완제품 조립 공정은 크게 중국에서 들여온 프레임에 상부 프레임을 조립하고, 각종 전장 부품 탑재 후 도색과 기능검사 절차로 이뤄진다.
이때 프레임은 기본적인 배선 작업이 완료된 채로 들어오기 때문에 국내 생산공장에서 전장부품을 조립하기에 한층 용이하다. 실제로 조립 공장 내에는 상상했던 것처럼 거대한 로봇팔이 일사분란 움직이거나 하는 모습보다 노동자들이 직접 부품을 조립하고 검수하는 광경을 더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마스타전기차 천안공장의 하루 최대 생산량은 100대다.
조립과 도색 등을 마친 전기차는 검차 과정을 거친다. ▲휠 얼라이먼트 ▲바퀴 제동력 ▲속도 ▲조명 등 주행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전문설비로 차례차례 검사하게 되며 모든 기록이 전산화된다. 검차를 통과한 차는 이후 최종적으로 차대번호(일종의 차량 주민등록번호) 타각(각인)까지 마쳐야 판매 가능한 차가 된다.
조립 과정을 둘러본 뒤 공장 내에서 마스타 을 직접 시운전해보기도 했다. 초소형전기차라고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아보면 공간, 시야가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승차감도 안정적이며, 전기차 답게 조용하다. 대시보드 또한 전자화되어 있어 정보 가시성이 좋았다.
마스타 힘의 차폭은 1.4m다. 좁은 공장 내부의 좁은 길을 통과함에 있어서도 무리가 없었다. 복잡한 도심 내에서 빛을 발할 초소형전기차의 장점이다. 적재중량은 약 200kg으로, 가벼운 짐부터 마트 배달 등 크고 작은 운송 수요가 존재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적합해 보였다. 1회 주행거리는 약 120km다. 13kWh 배터리를 탑재해 완속 충전기로도 수시간 내에 완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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