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한국은 지난 17년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유지했으나 2년 전 중국에 수성을 내줬다. 이제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세워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정부는 ‘디스플레이 세계 1위 탈환’을 달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6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16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022년 ▲중국 42.5% ▲한국 36.9% ▲대만 18.2% ▲일본 2.1% 순이다.
한국은 지난 2017년에는 44.4%로 2위인 대만과 중국을 20%포인트 가까이 앞서며 압도적인 시장 강자였다. 그렇지만 이후 중국 기업이 저렴한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세우며 빠르게 점유율을 높였고, 결국 2021년에는 중국이 41.3%로 한국(당시 33.3%)을 추월했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CD 경쟁력을 갖춘 중국이 앞서지만, 한 단계 발전한 기술인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강자다. 2022년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81.3%로 중국(17.9%)을 한참 앞섰다. 특히 TV가 주력인 대형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95.2%를 차지할 정도다. 모바일 중심인 중소형 OLED 시장은 한국 79.1%, 중국 20.0%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인 BOE, HKC 등은 LCD 증설을 추진하는 등 LCD 사업에 여전히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 기업은 전략적으로 LCD 생산을 축소하고 고부가 제품인 OLED에 집중하는 방식을 앞세웠다.
한국 기업은 LCD 시장이 사양화에 접어들었다는 판단하에 사업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LCD 패널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이후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폭증으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패널 가격이 큰 상승세를 보였고, 업계는 호황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IT 기기 수요가 크게 떨어지면서 패널 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졌다. 또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LCD 시장을 차지하면서 한국 기업의 가격 협상력은 크게 떨어졌다.
이에 한국 기업은 고부가 제품인 OLED로 방향을 틀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국내 LCD 생산을 종료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LCD 사업을 철수했다. 특히 지난 4월 삼성은 8.6세대 정보기술(IT)용 OLED 생산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냈다.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선정한 15개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 중 디스플레이 분야도 4개가 담겼다.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 설계·제조·공정·구동 기술,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경우 ▲친환경 퀀텀닷(QD) 소재를 적용한 패널 설계·제조·공정·구동 기술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패널 설계·제조·공정·구동 기술 ▲나노LED 디스플레이 패널 설계·제조·공정·구동 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투명 ▲확장현실(XR) ▲차량용에 대한 실증 및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민관 연구개발(R&D) 초격차에도 힘을 기울인다. 지난 4월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차세대전지 3대 주력기술에 2027년까지 16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총 100개의 미래 핵심기술이 선정됐는데, 디스플레이 부문은 초실감, 차세대 프리폼(free-form), 융·복합 기술 확보 등 2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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