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마트 하나에 평균 2만여개의 제품이 존재한다. 제품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한때는 종업원들이 제품 가격을 직접 손으로 작성하거나 프린트했다. 이제는 전자가격표시기(ESL)를 통해 가격을 알려준다. 한 마디로 ESL은 ‘전자 포스트잇’이라고 할 수 있다. 할인율을 즉각 적용할 수 있는 점, 종이 라벨보다 시간 소모가 적고 비용이 효율적인 점 등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장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ESL은 물리적으로 작은 크기지만, 시장은 작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020년 ESL 시장은 7억7910만달러(약 1조원)로 집계됐다. 디지털화,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21.19% 성장해 그 해 20억3680만달러(약 2조697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솔루엠이 다루는 영역이 바로 ESL 사업이다. 솔루엠은 지난 2015년 삼성전기의 ESL, 튜너, 파워 모듈 사업부를 분사해 만들어진 회사다. 삼성전기 시절부터 갖추고 있던 ESL에 적합한 통신 프로토콜과 무선통합칩(RFIC) 기술 등을 활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서보일 솔루엠 사업부장은 “ESL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판매 시장이 활성화되는 현시점에서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키우기 위해서도 수요가 발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솔루엠의 ESL은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품 차별화를 이뤘다. 게이트웨이, 통신 속도를 기존 대비 10배 늘린 것. 배터리 역시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두 배 늘렸다. 서 사업부장은 “소프트웨어 효율성을 높여서 속도, 수명을 확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번 매장에 들어가면 10년간 쓰게 되는 것이니 경쟁사들이 도전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전했다.
현재는 글로벌 ESL 시장 점유율 2위인 솔루엠은 지난 1분기 ESL 사업 부문에서만 매출 30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5배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10배로 뛰었다. 서 사업부장은 “ESL 시장이 성장 사업인 만큼 이번 분기 솔루엠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는 2분기 전망은 더욱 좋다. 유럽 대형 고객사 수주가 1분기와 2분기 본격화된다. 서 사업부장은 “1분기 호조를 보였는데 2분기에는 유럽 대형 고객사 수주가 진행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더 좋은 성적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전체 ESL 수요 중 15%는 유럽에서 발생한다. 나머지 85%에 달하는 수요를 가져오는 게 관건이다. 신시장 개화 잠재성이 큰만큼 솔루엠은 총력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 사업부장은 “ESL은 유럽에서 시작했지만 최근 베트남,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ESL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어떤 기업이 새 ESL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는지가 관건인데, 솔루엠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유리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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