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에 70조원 쏟아부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 업계 “보조금 신청 유인 목적도 있을 것”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까. 양사는 미국 결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장비반입 유예 1년 연장이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관련 유예 조치를 1년 연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 개별 기업에 비공식 메시지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확대를 제한한 정책이 한국에 피해를 줄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중국과 한국에) 피해를 주려고 설계한 게 아니”라고 반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에서 상당한 경제 성장을 창출하고 여러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누구도 손해를 입지 않는 ‘윈윈(win-win)’”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으로 들어가는 반도체 설비를 규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허가를 통해 ‘1년 유예’를 받은 상태로 오는 10월이면 중국 내 신장비 투입이 전면 통제된다. 미국에 이어 일본, 네덜란드 등까지 동참한 만큼 우회로 모색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3월에는 반도체 지원법 안전장치(가드레일) 조항을 공개하면서 보조금 수령 시 중국, 러시아 등 위험국가에 10년간 실질적인 반도체 생산능력(캐파) 확장을 금지했다. 구체적으로 캐파 증대는 첨단 반도체 5%, 범용 반도체 10%로 제한되고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 거래도 못 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 생산기지가 무용지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40%, SK하이닉스는 D램 40% 및 낸드 2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에 각각 33조원(시안), 35조원(우시·다롄)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 7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FT 보도대로 유예 기간이 1년 연장된다면 일부 공정 전환, 구식 장비 교체 등이 가능할 전망이나 극자외선(EUV) 노광 설비 등 최신 제품은 여전히 조달이 어렵다. 관련 내용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실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으나 미국과 논의는 지속 중이다.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 반도체 기업이 보조금 신청을 유인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궁극적으로 영내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이 내포됐다는 의미다.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첨단 패키징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미국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한 바 있다. 보조금 수준 또는 반대급부에 따라 추가 투자가 가능성이 결정될 수 있다.
한편 중국은 미국 제재를 이겨내기 위해 자체 반도체 장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국 메모리 회사인 YMTC를 앞세워 주요 설비 내재화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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