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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인텔, 예상보다 큰 적자…하반기 '늦봄' 기다린다 [DD인더스]


- 글로벌 기업, 연이어 조단위 손실
- 줄어드는 재고…PC 등 완제품 반등 신호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한파의 후폭풍이 예상보다 컸다. 제조공장을 보유한 주요 기업 중에서는 TSMC를 제외하면 지난 1분기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분기까지는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하반기는 반등의 요소가 산재해 있다. 우선적으로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증대된다.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보급 본격화에 따른 반사효과도 있다.

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5332억달러로 전년대비 11.2% 하락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수요가 줄면서 매출이 감소한 데 더해 수익성까지 악화했다. 메모리 등 가격이 급락한 탓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각각 1분기에 13조7300억원, 5조881억원을 벌고도 4조5800억원, 3조4023억원의 적자를 냈다. 도합 8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다.

인텔 역시 PC 사업부가 크게 부진하면서 1분기 매출 117억달러(약 15조67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6% 떨어진 것으로 2010년 이후 최악의 분기 매출이다. 이 기간 27억6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에도) 데이터센터 업체의 보수적 투자 기조가 이어지는 동시에 고객 재고 조정이 지속돼 수요 회복이 1분기에 이어 제한적일 것”이라며 “완제품은 중국 리오프닝과 후속 경기 부양책 등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2분기에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3사는 모바일 및 PC 분야에서 회복세가 감지된다고 입을 모았다. 펫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PC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회사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도 있다. 2분기에는 재고 소진이 이어지고 고객 재고 피크아웃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1분기 비트그로스 감소는 재고 조정에 따른 과도한 하락이고 2분기 비트그로스 증가는 정상적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차세대 CPU 출시 및 데이터 사용량 급증에 따른 고용량화는 플러스 요인이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로우파워(LP)DDR5X, 고대역폭 메모리(HBM)3 등 고부가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덕분이다.

김 부사장은 “비교적 일찍 재고 조정을 시작한 세트 업체부터 수요 회복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 신제품 출시와 PC 프로모션 등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세트 출하량은 저점일 듯하다. 하반기로 가면서 상반기 대비 전 영역에서 개선세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감산 대열에 합류한 부분은 메모리 업황의 조기 반등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공급 불균형이 해소되면 고객들이 메모리 재고 확보에 나서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3분기부터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지 않은 감산을 예고한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을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부터 시작한 공정 전환이 추가되면서 감산 규모는 예상보다 더 의미 있는 수준”이라며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하반기 수요가 살아나면 회사의 재고 상황도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트너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규모는 6309억달러로 올해보다 18.5% 높은 수치다. 현실화하면 2022년(5996억달러)보다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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