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최근 1분기 성적을 받아든 국내 가전업계가 에어컨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손님맞이에 분주해졌다.
3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2주(4월18일~5월1일)간 에어컨과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여름철 냉방가전 판매가 직전 (4월 4일~4월 17일)보다 훌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 기간 에어컨은 20% 늘었는데 특히 이동형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각각 150%, 30% 증가했다.
에어컨은 계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상품 중 하나다. 날이 더워지면 판매가 즉각적으로 오른다. 장마가 길어지거나 서늘한 날씨가 지속되면 판매가 떨어진다. 지난 2017년 폭염이 이어지자 연간 250만대 최대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20년 여름에 54일간의 긴 장마가 이어지고, 2021년에는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자 에어컨 판매가 주춤했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측돼 판매 전망이 좋은 편이다. 기상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5~7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였다. 6~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은 각 40%였다.
국내 가전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 에어컨 수요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성수기 진입에 따른 에어컨 중심의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비스포크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경영관리담당 김이권 상무는 “친환경 및 고효율 에어솔루션을 갖춘 기업(B2B) 제품군 매출 성장을 가속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볼륨존(소비 수요가 가장 큰 영역) 전략 모델 출시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변화는 중소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창문형 에어컨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그간 스탠딩·벽걸이 에어컨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비주류로 여겨졌지만 1인 가구, 신혼 가구의 요구가 늘어나면서 제품군이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2021년 15년 만에 창문형 에어컨을 내놓고 매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10년 만에 신형 창문형 에어컨을 내놨다. 보일러 제조업체 귀뚜라미도 제품을 출시해 경쟁에 가세하기도 했다.
올해 키워드는 ‘에너지 절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023년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모든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을 갖췄다. ‘무풍 모드’ 활용 시 소비전력을 최대 90%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 역시 2023년형 휘센 타워 에어컨 전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을 1~2등급이다. 2023년형 휘센 타워 에어컨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R410A 대비 낮은 R32 냉매가 적용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분기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올 1분기 매출 8조217억원을 기록하며 월풀의 1분기 매출(45억달러, 약 6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월풀은 에어컨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오는 2분기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 매출은 6조6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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