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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거점 탈환 쾌감”…넥슨 ‘프라시아전기’ 결사 흥망성쇠 체험기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프라시아전기는 과금을 통해 캐릭터 능력치를 키우는 것만이 능사인 게임이 아니었다. 더 많은 동맹 결사(길드)를 끌어들이기 정밀한 외교전이 요구되는 ‘실전 정치 게임’에 가까웠다. 각 결사 성향에 따라 동맹과 반목이 반복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일원으로 명분과 실리를 위한 전투를 이어가는 재미가 있다.

지난달 30일 넥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라시아전기’ 2차 거점전이 시작됐다. <디지털데일리>는 실제로 한 결사에 가입해 프라시아 전기 핵심 이용자간전투(PvP)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봤다.

◆결사 가입 전과 후로 확 바뀌는 ‘쟁게임’=프라시아전기는 그간 많은 게임사에서 다수 출시해 온 ‘쟁게임’ 장르 특성을 지닌다. 쟁게임이란 PvP가 중심 콘텐츠가 되는 MMORPG를 일컫는 명칭이다. 쟁게임에서는 이용자끼리 한데 뭉쳐 세력을 조직하고 보다 유리한 지역을 점령하기 위한 세력간 다툼이 반복돼 대규모다중접속(MMO) 특성이 극대화 된다.

프라시아전기 경우, 캐릭터 레벨 30까지는 MMO 특성보다 역할수행게임(RPG)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전적으로 게임 스토리 진행과 캐릭터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프라시아전기 게임 스토리는 강력한 엘프에게 자유를 빼앗긴 인간 세상이 해방을 위해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게임 진행 중간 등장하는 스토리 컷신이 재밌어 초반 레벨업을 하는데 지루함이 없었다. 레벨 30 이후로도 다양한 스토리가 존재하지만, 게임 초반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 컷신이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레벨 30 이후로는 결사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MMO 게임 특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자유롭게 가입이 가능한 결사는 적은 편이었으며, 레벨 45 이상을 달성해야 받아주는 결사가 대부분이었다. 필드 보스 몬스터 사냥 및 타 결사대와 전쟁 등 콘텐츠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능력치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레벨 38에 결사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결사 가입 조건은 결사장 재량에 달려 있다.

가입 이후 모든 게임 내 활동은 오직 결사에 초점이 맞춰진다. 결사 활동에 도움을 주는 자원 ‘에테르’ ‘목재’ 등을 생성하기 위해 추종자를 파견하고, 같은 결사원 혹은 우호 관계인 결사가 공격을 당했을 경우 게임에 접속해 함께 싸워주는 등 활동을 벌여야 했다.

◆“산토템과 함께 돌격 앞으로” 공성·수성 모두 체험해보니=본인이 소속된 결사는 첫 거점전 기간 중 ‘축제수림 주둔지’를 점령했었다. 2주 정도 점령하다, 한때 다른 결사에게 빼앗기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공성·수성전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프라시아전기 거점전에서 공성은 ‘산토템’이라 불리는 결사 대표 정령과 함께 공격 대상 거점전을 향해 돌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산토템은 적 결사원과 수성 구조물에 강력한 대미지를 넣는 조력자와 같은 정령이다.

전투 중 산토템이 쓰러질 경우 공성이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에, 산토템을 보호하며 전진하는 것이 중요했다. 공격 결사 경우 산토템과 함께 30분 내에 적 수성 포탑과 성문, 제단을 파괴하고 나면, 해당 거점을 점령할 수 있다.

대체로 결사 둘이 1:1로 싸우기 보다는 각 결사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또 다른 결사가 함께 참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결사가 산토템을 지키며 전진하고, 한 결사는 성문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전투가 치러졌다.

반대로 수성 결사 입장에서는 30분 동안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 거점전이 시작되고 나면 열려 있던 주둔지 성문은 닫히게 되며 주둔지 옆으로 나 있는 쪽문을 통해 전투에 나서게 된다. 쪽문은 수비 결사원들만 오갈 수 있는 입구다.

전투만 놓고 보면, 수성 결사 이점이 더 많다. 공성 결사와 마찬가지로 산토템을 소환할 수 있음은 물론, 수성 포탑과 함께 싸워 적에게 더 많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성문이 뚫리더라도, 좁은 입구를 통해 들어오려는 공성 결사를 몸으로 막는 방법으로 수비를 할 수도 있었다.

◆시시각각 쫄깃한 외교전…과금이 능사 아니네=
프라시아전기 개발진에 따르면, 이 게임은 여타 쟁게임에 비해 거점과 거점간의 거리가 더 멀게 배치됐다. 순간이동 기능이 제한돼 공성을 위해서는 직접 걸어가 공격을 감행해야 했다.

과금을 통해 캐릭터 능력치를 높인 이용자끼리 모여 팀을 이룬 강력한 결사라 하더라도, 결사 하나가 거리가 먼 지역 거점까지 모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로 인해 프라시아전기에서는 다른 결사와 우호 관계를 맺고 상호 협력하는 등 외교전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됐다.

본인이 가입한 결사는 서버 내 가장 강력한 결사인 A 결사에 저항하는 집단에 소속된 곳이었다. 서버 내 1위인 A 결사가 다른 서버 내 재화를 독식하려는 행보를 보이자 이에 반대 세력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에 저항하기 위해 결사 간 대규모 동맹이 만들어졌다. 이곳에 소속된 결사원들은 A 결사원에 비해 능력치가 낮은 결사로 구성됐지만, 그 숫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A 결사 폭거에 항전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갖추고 있어 그 결속력도 강했다.

물론, 강한 힘을 보유한 A 결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친(親) A 결사 세력도 생성됐다. 아울러 둘 사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겠다는 중립 성향을 지닌 결사끼리 동맹을 맺은 연합도 존재했다.

이러한 결사 간 외교관계가 거점전 과정에서 첨예하게 드러나는 것도 프라시아 전기 재미 중 하나다. A결사와 이에 저항하는 결사들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무렵, 2차 거점전을 앞두고 저항 성격을 지닌 결사장들은 디스코드 음성 채팅 채널에 모여 작전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A결사 및 그들 동맹 결사가 차지하는 거점을 최소화하고, 중립 성향 결사를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을 세우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런 작전 회의는 수시로 진행됐다. 예컨대 A 결사와 동맹을 맺고 있던 결사 하나가 반대 세력으로 전향해 들어오거나, 반대로 중립을 지키던 결사가 A결사와 동맹을 맺는 등 모든 상황이 디스코드 채팅방을 통해 전달됐다.

이와 같은 긴밀한 외교전을 통해 본인이 속한 결사는 2차 거점전이 시작된 지난 30일 이전 거점을 되찾는데 성공했으며, A결사는 거센 저항에 타격을 입고 수장이 교체가 되는 등 변화를 겪게 됐다. 치열한 외교전과 전투를 통해 이뤄낸 결과였기에 그 뿌듯함은 두배가 됐다.

한편, 프라시아전기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5차 거점전을 순차 진행 중에 있다. 현재 2차 거점전 기간을 보내고 있으며, 총 11개 주둔지가 개방됐다. 향후 3~5차 거점전까지 진행되면, 총 18개 주둔지가 문을 연다. 이후 주둔지보다 더 큰 거점 ‘요새’ ‘대성채’ 등이 차례대로 개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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