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무는 “지난 4~5년 전부터 해외에서 드라이룸 매출이 증가세다. 특히 작년은 (해외 매출이) 50%나 커졌다”면서 “회사는 이를 대응하기 위해 9개국 10개 법인을 설립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올해 고객 투자 행보에 맞춰 신규 해외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5월 미국 애틀랜타에 현지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해 지난해 206억원을 들여 충북 증평에 신규공장을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 예정으로 이곳에서 드라이룸용 고효율 제습기, 반도체용 산업용 외조기(OAC), 공기조화기(AHU) 등이 만들어진다.
신성이엔지의 드라이룸 경쟁력은 ‘드라이부스’에서 나온다. 드라이부스는 세밀한 습도 관리가 필요한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부스 형태로 시공한 것이다. 쉽게 말해 드라이룸 안에 좀 더 강화된 드라이룸을 설치한 셈이다. 이렇게 하면 일부 공정에만 필요한 조건을 전체가 아닌 특정 단계에서만 부여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 등에 유리하다.
김 상무는 “드라이부스는 클린룸의 ME(Mini Environment) 기술을 활용해 개발했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회수형 제습기도 설치해 드라이룸 내 발생하는 VOC를 별도 제거 장치 없이도 가능케 했다”며 “해당 장비는 기존 제습기 대비 에너지 30%, 대기환경설비 투자비 70%를 낮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ME는 환경제어 및 감시, 통제가 가능한 종합 시스템을 의미하며 클린룸 내 또 다른 공간이다.
지난해 2021년에는 ‘믹싱챔버’와 ‘NMP(N-Methyl-2-Pyrrolidone)회수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믹싱챔버는 제조 환경 습도 조절에 용이해 최적의 생산 조건을 맞출 수 있다. NMP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코팅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용재다.
다만 높은 가격과 환경 규제에 포함되는 물질인 게 걸림돌이다. 기존에는 NMP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습식 회수 장비를 사용했으나 신성이엔지는 건식으로 회수해 재활용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신성이엔지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전지’ 라인에 도입될 드라이룸도 준비 중이다. 전고체전지에 알맞은 노점 온도(이슬점) 영하 70도를 맞추기 위해 기존 영하 40도에서 온도를 낮추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드라이룸은 배터리 외에도 식품건조, 선박도장건조, 의약품, 빙상장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신성이엔지는 점차 응용처를 넓혀갈 방침이다.
김 상무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제조를 위한 양·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동박 등 소재 관련 투자도 확장되고 있다. 배터리 업체는 물론 소재사와 협업도 지속 증대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에서는 현지 법인을 통해 드라이룸 설계부터 제조, 시공까지 수행하면서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성이엔지는 드라이룸 효과로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 6641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대비 46%와 78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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