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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홈쇼핑 실적 부진한데 배당 확대…하림 총수 일가만 배불리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NS홈쇼핑이(엔에스쇼핑)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자회사를 위한 지속 출자와 엔데믹 전환에 따른 판매 부진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 NS홈쇼핑은 비상장사 전환 후 배당금을 4배나 높여 의아함을 자아낸다. 인적분할 전 NS홈쇼핑은 하림지주 100% 자회사였다. 배당금 확대가 김홍국 하림 총수 일가 배불리기 목적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23일 하림지주가 공시한 자회사 주요경영사항을 담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5509억원, 영업이익은 3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0.5%가량 증가로 실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806억원으로 전년(357억원)대비 2배 이상 늘었다.

NS홈쇼핑은 지난해 실적부진 이유로 “지난해 하림산업 등 자회사에 투자한 손실이 반영됐고 엔데믹 전환 후 판매가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까지 높은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던 NS홈쇼핑은 양재 첨단물류센터 토지 확보를 위해 하림산업 등에 지속적으로 출자했다. 여기에 홈쇼핑 성장까지 멈추면서 재무 안정성 지표가 저하됐다.

주목할 건 어느 때보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지난해, NS홈쇼핑은 오히려 배당금 비중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이다. 하림지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엔에스쇼핑은 지난해 배당금으로 약 199억원을 사용했다. 직전연도 배당금은 약 49억원에 불과했는데 1년만에 무려 4배 높아진 것이다. 주당 배당금은 2021년 150원에서 지난해 2800원으로 올렸다.

시기도 공교롭다. 이는 줄곧 상장사이던 NS홈쇼핑이 지난해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 일환으로 비상장사가 되자마자 발생한 일이다. 보통 기업들은 실적이 악화하면 주주들을 위한 배당기조가 위축되기 마련이다. NS홈쇼핑처럼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실적 저하가 지속되는 상황이면 더욱 그렇다.

물론 부진한 실적 속에서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기업이 배당금을 높이는 방법을 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NS홈쇼핑은 지난해 말 인적분할을 완료하기 전까지 하림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였다. NS홈쇼핑이 지급하는 20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모두 하림지주가 가져간다는 의미다.

하림지주 최대주주는 지분 21.10% 김홍국 하림 회장이다. 김 회장 장남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올품(5.78%)과 올품이 100% 지분을 갖는 한국바이오텍(16.7%) 등 특수관계자들이 가진 비율까지 합하면 하림 총수일가가 가진 하림지주 지분은 약 48%다.

NS홈쇼핑은 과거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릴 때도, 코로나19 수혜를 받던 때에도 개인 및 주요 투자자들을 위한 배당금이 유독 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까지도 주당 배당금은 150원에 불과했다. 비상장사로 전환한 후 오히려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이 급증한 건 이전 NS홈쇼핑 주주들이 분노할 만한 사안이다. 특히 NS홈쇼핑은 어려워진 경영환경으로 인해 지난해 구조조정까지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NS홈쇼핑 측은 “홈쇼핑 개별 실적으로는 이익이 났고, 배당가능 이익잉여금과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어 회사가 결정하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지주 측도 “배당금은 법인이 개별적인 경영 상황 등을 판단하는 것으로, 지주에선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림 총수일가 의향이 전혀 없었을 것이라는 데 의문을 품는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금을 결정하는 건 해당 기업 이사회이지만 결국 그 기업 주주가 승인을 해야 지급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사회조차도 주주가 선임하는 방식이니 결국 하림지주가 NS홈쇼핑 배당금을 가져가기 위해 짜고 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하림지주가 NS홈쇼핑을 ‘자금줄’로만 이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NS홈쇼핑은 하림산업 첨단물류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여겨 재무적 부담을 안고 약 6500억원 가량 투자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2021년부터 본격화하자 하림지주는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하며 궁극적으로 하림산업을 지주가 운영하도록 만들었다.

NS홈쇼핑은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셈이다. 정부로부터 허가 받아 활동해 얻은 방송사업 수익이 총수 일가만 배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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