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040년이면 전세계 약 760조원 국내 12조원 규모의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승욱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1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모빌리티 UAM 민·관·학·연 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부는 UAM의 조속한 도입을 위해 법제도 정비 및 안전기준 마련 등을 조성해 민간 시장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AM은 도심교통 혼잡과 탄소배출을 개선할 미래 교통수단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0여종의 기체를 개발하는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기체·교통관리·인프라·서비스 부분에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현재 UAM 상용화 사업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챌린지’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 통신3사를 필두로 하는 컨소시엄들이 모여 실증 사업에 참여한다. 최 과장은 “수도권 2단계 실증노선과 연계해 2025년부터 최초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관광형·물류형·공공형 등 지역특화 시범사업을 통해 UAM 수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문제는 전에 없는 혁신기술인 UAM에 적용할 만한 명확한 기준이나 법제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UAM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UAM의 개념 정립 및 추진체계 수립, 실증 및 시범사업에 과감한 규제특례 근거 마련 등이 골자다.
최 과장은 “UAM은 모든 면에서 기존 항공 교통과 달라 전세계적으로 통용 가능한 운용 개념 및 기준도 부재하다”며 “실증을 통해 관련 기준 및 초기 상용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한 K-UAM 운용을 위한 시나리오 및 절차 개발 검증, 기체 안정성 및 통합 운용성 검증을 통한 기준 마련을 목표로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과기정통부의 UAM 연구개발 방향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도심환경 완전자율비행을 위한 비행제어 및 항법기술에 약 160억원 국고가 투입될 예정이며, 기체 동력원 및 기체 구조 기술 개발에 약 170억원, 미래형 UAM 설계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약 120억원이 들어간다.
김현옥 과기정통부 융합기술과장은 “전세계적으로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총력전 중인데, 국내는 지난 10년간 R&D 예산과 사업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전략성과 민·관 협업은 부족했다”며 “기술 전략과 산·학·연·관 협업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들도 법제도 기반과 민·관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찬수 SK텔레콤 성장기획팀장은 “법제도 기반이 완성돼야 민간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또 새 기술들이 도입·발전하려면 민·관이 같이 R&D 연구를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과 함께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류형상 LG유플러스 미래모빌리티 팀장은 “그랜드챌린지 1단계에서 상공망과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가장 시급한데, 지상망과 상공망간 간섭 문제가 기술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같이 논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GS건설 등과 실증 사업에 참여 중이다.
김민선 카카오모빌리티 UAM 서비스팀장(이사)은 “초기 UAM 서비스가 적용될 여러 유즈케이스 가운데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공공과 도서산간에서의 이용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비행금지구역 등 기존 규제 완화가 같이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