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원영님 가보자고!”
트레이드마크인 “가보자고”라는 힘찬 멘트와 함께 자신의 몸무게를 명시하고 유명 아이돌이 입은 옷이나 쇼핑몰 상품들을 리뷰하는 한 체대생이 있다. 그의 키는 173센티미터(cm). 몸무게는 60킬로그램(kg) 중반에서 70kg 사이다.
평균 여성에 비해 신장이 큰 것을 감안하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몸무게는 말하기 부끄러운, 혼자만의 내밀한 부분으로 여겨지곤 했다. 여성은 키와 상관없이 특정 무게를 넘어서면 ‘뚱뚱하다’고 보는 시각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노소리’는 다르다. 그는 자신의 몸무게를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을 넘어 이를 콘텐츠 무기로 삼는다. 자기 신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에 많은 여성은 열광했다. 실제로 그는 틱톡 팔로워 170만명, 유튜브 구독자 15만명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끄는 인플루언서다.
최근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세바시에서 ‘바디 포지티브’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자기 몸이 마냥 부끄러웠다던 노소리는 이제 누구보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사랑한다.
“운동하는 사람은 근육량이 많아 일반인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문득 ‘이걸 내가 왜 부끄러워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몸무게를 공개했죠. 많은 분이 공감해준 덕분에 제가 이렇게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노소리와의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숏폼계 샛별을 꿈꾸는 23살 노은솔입니다. 현재 틱톡과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노소리’라는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대학교 입학했을 때부터 친구들이 은솔의 솔을 ‘소리’라고 줄여서 불렀는데요. 소리라는 어감 자체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노소리라는 활동명을 사용하게 됐어요. Q. 언제 어떤 계기로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페이스북스타로 활동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 관심이 있었는데요. 오랜 기간 수영선수로 활동하다가 그만두면서 여가 시간이 많이 생겼고,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꿈에 본격적으로 도전했습니다. Q.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몸무게는 숨겨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죠. 그럼에도 자기 몸무게를 공개하고 이를 콘텐츠로 만드는 노소리님 모습에 많은 여성이 호응했는데요. 악플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악플이 엄청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평생 악플에 시달렸죠. 10대 시절은 물론, 대학 입학 후에도 ‘에브리타임’ 같은 익명 대학교 앱에서 저와 제 몸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저는 항상 위축됐고, 사람들을 피하게 됐습니다. 고등학생 땐 우울증까지 걸렸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전 스스로가 못생기고 볼품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도 제게 예쁘다고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와서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서 항상 예쁘다고 칭찬을 해줘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운동하는 사람은 근육량이 많아 일반인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문득 ‘근육량이 많은 걸 내가 왜 부끄러워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몸무게 공개를 했습니다. 이후 많은 분이 공감을 해주어 제가 이렇게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몸무게 및 몸매에 대한 생각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없나요?
▲우울증이 심했을 때가 있었는데, 제가 주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겠다, 그러려면 나부터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의 주기적인 만남이 제 생각 전환에 영향을 크게 끼쳤죠.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단 어느 순간 그렇게 됐어요. 또 한 번은 바디프로필을 찍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해서 10kg를 뺐는데요. 마르기만 하면 예쁠줄 알았는데, 내 타고난 골격은 살을 빼도 똑같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제야 저 자신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죠. Q. 자신이 생각하는 ‘바디 포지티브’란 어떤 의미인가요?
▲막연하게 “뚱뚱해도 내 몸을 사랑해”라고 생각하는 건 바디 포지티브가 아닙니다. 체대생으로서 어느 정도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몸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바디 포지티브라고 생각합니다. 체육학적 기준에서 정상 체중으로 살아가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다이어트 강박이 있지 않은 건강한 몸 상태를 의미합니다. Q. 메인 콘텐츠 형식으로 ‘틱톡’이라는 숏폼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숏폼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 틱톡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전에도 이미 유튜브로 긴 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었는데, 틱톡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찍을 수 있는 편이라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즉흥적이며 순간순간 아이디어가 나오는 편입니다. 틱톡이 아이디어를 담기에 굉장히 좋은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습니다. 특히 편집할 때 유행하는 음원을 알기 쉽고, 바로 그 음원을 다운받아 사용하기도 좋습니다. 영상을 찍는 것 외에도 저는 정말 틱톡을 보고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최근 유튜브도 쇼츠 콘텐츠에 광고를 도입해 관련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숏폼 크리에이터로서 나날이 높아지는 숏폼의 위상을 체감하나요?
▲틱톡을 비롯해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모두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숏폼 플랫폼은 짧은 시간 내에 저를 담아내기 너무나 좋은 형식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엔 긴 영상이 더 선호되고 숏폼은 성의가 없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숏폼 콘텐츠 제작에 대한 노력들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반응도 훨씬 좋아졌고요. Q. 팔로워들과 댓글 등을 통해 친밀한 소통을 하는데, 특히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를 하나 꼽는다면?
▲아이브 장원영씨가 입었던 옷 따라 입어보기 콘텐츠가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굉장히 마른 체형으로 알려진 장원영씨가 착용한 옷 사이즈가 프리사이즈였는데요. 제가 그 옷을 입어보는 콘텐츠 영상 조회수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워낙 핫한 스타 관련 콘텐츠라 많이들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제 본업이었던 수영하는 모습을 가장 좋아해 주십니다. Q. 완성 후 가장 뿌듯했던 혹은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가 있다면?
▲어머니와 같이 촬영한 영상들이 가장 뿌듯합니다. 어머니와 자라 매장에 놀러가 옷을 입어 보고 그 상황을 기록한 영상이 제겐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됐기 때문입니다. 수영선수 시절엔 늘 어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기면서 크리에이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개인적으로 참 좋은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크리에이터로서 목표하는 바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패션 분야를 더 공부해서 패션 전문 채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싶습니다. 내용적인 측면 외에도, ‘나’ 자체가 콘텐츠라 생각하기 때문에 제 매력을 더 잘 담아내는 콘텐츠를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무탈하게 지금까지 받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노력하는 천재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팔로워 혹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친구들과 얘기할 때 느끼는데, 다들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것 자체를 어색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힘들게 생각하면 그만큼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다 어려우니 좀 더 용기를 내어 도전해봤으면 좋겠고, 남을 따라하기보다는 본인만의 매력을 담아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