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분담금 제도 개선 방안이 올 연말 마련될 예정인 가운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대한 징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발기금 분담금 제도 개선안 마련에 앞서 한 연구기관에 해외 OTT에 대한 방발기금 부과 사례 관련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앞서 방통위는 새해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제도 개선을 검토해 미디어 콘텐츠 성장 재원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의 공익성·공공성 보장과 진흥을 목적으로 방통위가 설치·운용하는 기금으로, 현재 징수 대상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 유료방송사업자 등이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OTT에 대한 방발기금 징수 여부다. 신규 사업자인 OTT는 징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가운데, 징수 형평성에 따라 OTT에도 방발기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프랑스는 영상물지원기금(FSA)을 조성해 영화지원, 영상물지원, 신규 서비스 지원 등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OTT에는 매출액의 2%를 걷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OTT가 미디어 흐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미디어 시장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청취해 올 하반기까지 정책 방안을 만들 계획”이라며 “해외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OTT에 방발기금을 부과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해 관련 협회 및 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OTT 사업자들은 적자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발기금은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티빙은 지난해 MAU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 연간 매출 2500억원, 영업손실 1190억원을 기록했다. 티빙의 2021년 영업손실액이 76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자폭은 크게 확대됐다.
다른 토종OTT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손실액 규모도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기준 웨이브는 558억원, 왓챠는 248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웨이브의 경우 지난 1월 MAU가 약 401만 명으로 전월 대비 7만 명 줄어든 상황이다.
티빙 고창남 국장은 지난해 진행된 ‘제1회 국제OTT포럼’에서 “K-OTT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 어렵다”라며 “K-OTT도 일단 살아남아 수익이 나야 그걸 돌려줄 수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유럽 같은 경우 미디어 시장에서 해외 콘텐츠의 장악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미디어 산업이 활성화된 영국 조차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전체 SVOD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 사업자에 대해 기금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기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무조건 따라 부과하는 것이 아닌, 이런 상황들이 함께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방통위는 OTT 뿐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 역시 분담금 조정이 필요한지 전체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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