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세계를 대상으로 샘플링이 진행되고 있다. 퀄컴이 그간 상반기 신규 모뎀을 공개하고 하반기 그에 걸맞는 모바일 플랫폼(AP)을 공개하는 패턴을 고려했을 때 내년초 각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통해 정식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S24’의 5G 네트워크 품질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퀄컴이 ‘세계 최초’라 자신있게 명명한 이유는 스냅드래곤X75가 ‘5G 어드밴스드’에 해당하는 첫번째 5G 통신모뎀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는 지난 2021년 6월 5G 진화 단계인 릴리즈(Release) 18 규격부터 ‘5G-어드밴스드(Advanced)’라 부르기로 했다. 5G 융합서비스 진화기술은 릴리즈 17 5G 기술규격은 지난해 6월 완료됐으며 현재 릴리즈 18에 대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릴리즈18에서는 초고속(eMBB), 초저지연(non-eMBB), 크로스-펑셔날리티스(cross-functionalities) 서비스 시나리오별로 구분해 다중안테나와 이동성, 위치정보, 커버리지, 사이드링크, 위성통신망(NTN), 비면허 NR 등 기준 기능들을 추가 개선하고 산업간 융합 영역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플렉시블/풀 듀플렉스 등 신규 기술도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즉, 스냅드래곤X75는 이같은 최신의 통신규격을 그대로 수용한 5G 통신모뎀이 되는 셈이다. 최초 5G-어드벤스드 통신모뎀과 동시에 퀄컴이 내놓은 5G 모뎀 중에서는 6세대에, AI칩을 내장한 2세대 모뎀에 해당된다.
우선 이번 통신모뎀은 전 세대 대비 주파수 가용폭이 더 늘어났다. 5G 초고주파(mmWave)의 경우 10개의 대역폭을 집성(CA)할 수 있다. 6GHz 이하(sub-6) 대역은 5배 향상된 다운링크 CA를 지원할 수 있다. 주파수 분할(FDD)과 시분할(TDD)을 다양하게 넘나든다. 업링크 다중 안테나 기술(MIMO)로 업로드 속도도 증가한다.
2세대 5G AI 프로세서는 전 세대 대비 2.5배 성능 향상을 이뤘다. 퀄컴 5G AI 스위트 2세대를 장착해 속도와 커버리지, 이동성, 링크의 견고함, 위치 정확도 등을 개선했다.
5G 시대 통신모뎀에 AI가 필요한 이유는 가용할 수 있는 주파수가 많아지고 넓어질 수록 이를 전소하고 받는 안테나 수와 성능 역시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복잡다단한 연산과정을 좀 더 원활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안테나가 각자의 역할만 하기 위해 소리친다면 결국 뜻을 알 수 없는 괴성만 들릴뿐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5G부터 도입된 초고주파의 경우 빔 포밍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낮은 주파수 대비 신호 강도가 강하고 직진성이 큰 고주파를 상시 전달받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위치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파를 꽂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력효율성을 감안한다면 대표가 혼자 영업하기보다는 부장을 두고 일을 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인 것과 같은 이치다.
더 넓어진 주파수 가용성과 효율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AI 도입, 퀄컴 5G 파워세이브 4세대와 퀄컴 RF 전력효율 스위트를 통한 배터리 수명 연장을 통해 스냅드래곤X75가 낼 수 있는 이론상 최대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0Gbps, 업로드 기준 3.5Gbps에 달한다.
◆ 국내 5G 초고주파 ‘열악’… 반쪽짜리 5G 속도·품질
하지만 국내서는 내년에도 스냅드래곤X75의 진면목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23일 KT와 LG유플러스의 5G 28G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취소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도 6개월 이용기간 단축을 확정했다. 스냅드래곤X75가 6GHz 이하 대역뿐만 아니라 초고주파에 해당하는 28GHz 대역에도 최적화돼있기 때문. 소위 반쪽 성능 만을 발휘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이통3사는 3.5GHz 주파수 100MHz 대역폭에서 5G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5G 독립모드(SA) 전략에 따라 LTE와 엮어 쓰거나 또는 따로 활용하고 있다. 향후 6GHz 이하 대역을 추가로 할당받거나 기존 LTE 대역의 용도변환을 통해 5G로 전환해 속도와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5G 트래픽 수용량에 대한 여유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추가 주파수에 대한 수요가 적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5G 초고주파 없이 6GHz 이하 대역에서도 3.5GHz 주파수 100MHz폭에 대한 5G 서비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 제약으로 인해 단말의 성능 역시 제한을 받게 된 셈이다.
단, SK텔레콤이 올해 5월 31일 내 5G 28GHz 주파수에 대한 재할당을 접수하거나, 향후 정부 주파수 할당 계획에 따른 KT와 LG유플러스의 28GHz 주파수 신규 재할당, 제4이통사 또는 해외 사업자의 국내 진출에 따른 초고주파 5G 서비스 도입이 상용화된다면 더 빠른 속도의 단말을 국내서도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서는 초기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기술상 제한과 이통사의 요청으로 28GHz 주파수 800MHz 대역폭만을 할당받았다. 그간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이보다 더 넓은 대역을 포괄하는 네트워크 장비가 개발됐으며, 단말 역시 퀄컴 스냅드래곤X75가 10개 주파수를 엮는 최대 1000MHz 대역폭을 엮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멀티밴드 전략에 따라 저, 중, 고주파 대역을 골고루 활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커버리지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라며, “이번 MWC 2023에서도 5G 초고주파에 대한 활용방안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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