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R 시장, 4년 만에 10배 뛴다…애플 진출에 ‘촉각’
- 삼성D·LGD 등 韓 디스플레이 업계, ‘XR 산업 융합 얼라이언스’ 구축
- 삼성전자, 구글·퀄컴과 3각 동맹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인 확장현실(X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에 나섰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구글과 퀄컴과 3각 XR 동맹을 맺겠다는 깜짝 발표한 데 이어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와 전자, 콘텐츠 기관 및 기업이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올 하반기 애플의 시장 진출이 예고된 상태다. 몇년간 지지부진했던 XR 생태계 확산이 기대되는 이유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첫 XR 기기가 발표될 공산이 크다.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기기는 AR과 VR을 모두 수행하는 헤드셋으로, 기업(B2B) 전용 제품으로 예측된다.
애플의 시장 진출과 함께 향후 XR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XR 기기 시장은 1100만대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1억500만대로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금액 기준으로는 2022년 약 69억달러(약 8조9382억원)에서 2027년 200억달러(약 25조)로 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국내에서도 기반 다지기에 바쁘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초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구글과 퀄컴의 3각 XR 동맹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정확한 청사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유사한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XR 하드웨어 기기를, 구글은 운영체제(O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퀄컴은 칩을 조달하는 형태로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과 힘을 합쳐 XR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 구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플이 첫 XR 기기에 소니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이 후발주자로 추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작년 5월 LG디스플레이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개발한 0.42인치 마이크로 OLED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작년 2분기 마이크로OLED 개발을 공식화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5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전자통신산업진흥회,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는 XR 산업 융합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업 공급망 및 경쟁력 분석 ▲산업 간 기술 및 비즈니스 협력 ▲공동 연구개발(R&D) 발굴 ▲인프라 조성 등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한편 XR은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완전한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가상현실(VR)이나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워 나타내는 증강현실(AR) 등도 모두 포함된다. 현재 XR 기기는 대부분 VR 헤드셋이 차지하며, 주로 헤드셋이나 안경 형태다.
기존 XR 기기들은 대부분 게임을 좀 더 생생하게 즐기기 위한 목적이었다. 메타와 소니 등도 게임 관련 XR 기기를 다뤘다. 앞으로는 음성 인식을 통해 실시간 번역을 수행하거나, 특정 장애를 보조하는 등 사용처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작년 구글은 번역 기능을 담은 AR 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기능을 갖춘 XR 기기가 향후 10년 내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될 정도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XR 시장은 향후 5년 안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고한 시장 선두주자가 없다”라며 “선제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 간 협력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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