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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탐방] 연중무휴 ‘로켓배송’ 가능한 이유, 쿠팡 대구FC 가보니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 디지털 기술은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투자는 직원들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작업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도 기여합니다.”

지난 2일 방문한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이하 대구FC)에서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쿠팡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자동화 물류 현장을 처음 공개했다. 보통 물류산업이라고 하면 ‘노동집약적’이라는 특징을 떠올린다. 그러나 쿠팡은 이를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접근한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 배송 시스템과 달리 쿠팡 ‘로켓배송(익일배송)’이 공휴일을 포함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하면서도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은 바로 이 자동화 기술에 있다. 머신러닝·로보틱스 포함 자동화 기술을 물류센터에 적용해 직원들 업무 효율성은 물론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지난 3월 문을 연 쿠팡 대구FC는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물류 산업을 위해 그간 쿠팡이 쌓아온 투자와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FC는 건축 연면적이 약 33㎡(약 10만평)으로, 축구장 46개 규모와 맞먹는다. 이곳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 물류센터 중에서도 최대규모에 속한다. 지하 2층부터 지상 10층까지로 이뤄져 있는데, 압도적 규모 크기에 멀리서도 쿠팡 대구FC를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쿠팡은 대구FC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상품 진열부터 집품, 포장과 분류까지 AI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물류시스템 프로세스를 적용, 직원들 업무를 돕기 위해서다. 실제 대구FC가 일반 물류센터와 다르다는 점은 물류 업무동에 입장하자마자 알 수 있다.

1층 물류 업무동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엔 수백대 ‘소팅봇’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상품을 분류하고 있었다. 소팅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올리는 분류 업무를 모두 없앤 물류 로봇이다. 직원들은 컨베이어벨트로 이동하는 상품들을 짚어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에 찍고, 소팅봇에 올려두기만 하면 된다.

기존엔 포장이 완료된 상품은 작업자가 운송장을 보고 손수 분류를 하거나, 컨베이어 타입 분류기를 통해 상품을 분류했다. 단 작업량이 많을 때 손수 작업은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비닐 포장 비중이 높은 쿠팡 상품은 컨베이어 타입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팅봇을 이용하면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운송장 스캔이 완료된 후 소팅봇은 바닥에 규칙적으로 그려져있는 QR코드를 통해 자신 위치를 인식하고 동선을 계산한다. 단 몇 초만에 배송캠프와의 최단거리, 소팅봇 간 동선을 계산해 움직인다. 속도가 핵심인 로켓배송에 최적화됐다고 볼 수 있다. 분류된 상품들은 작업자들이 정리해 캠프로 보낸다. 쿠팡에 따르면 소팅봇 도입으로 일반 직원 업무량은 65% 줄었다.

포장된 상품들이 1층으로 오기 전, 대구FC 7·9층에선 상품 진열과 집품 작업이 진행된다. 이 역시 무인 운반 로봇(AGV)으로 상당 부분을 자동화해 작업자들을 돕고 있었다. 고객이 여러 상품을 주문했을 때, 기존엔 직원이 일일이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대구FC는 AGV 로봇이 수백개 제품이 진열된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AGV가 주문 상품이 담긴 선반을 싣고 작업대로 오면, 작업자는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는 과정을 거친다. 상품을 스캔하면 작업자가 보고 있는 화면엔 여러개 바구니 중 어떤 바구니에 넣어야 하는지 불빛이 들어온다. 작업자는 화면을 보고 동일한 바구니에 상품을 넣으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 주문이 하나의 묶음으로 처리된다. 쿠팡은 대구FC 7·9층에 AGV로봇 1000여대 이상을 도입했다. 진열도 마찬가지다. AGV가 가져온 상품을 스캔해, 상품 정보와 선반 바코드를 일치되도록 놓으면 된다. AGV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수백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층에는 수십개 무인 지게차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 무인 지게차들은 직원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실제 물류센터에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게 바로 지게차다. 작업자들과 지게차가 한 공간에서 일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것. 이와 달리 대구FC는 지게차와 작업자의 동선을 완벽하게 분리한 게 특징이다.

이곳은 쿠팡이 대량 매입한 상품들로 채워져있다. 특정 물류센터 상품이 부족할 시 이곳 보충센터에서 상품을 보내준다. 일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작업자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무인 지게차가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준다.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공간은 펜스와 게이트 설치로 사람 이동을 전면 차단했다. 작업자가 옮겨야 하는 물건을 무인 지게차가 실어야 할 때만 게이트가 천천히 열리는 방식이다.

무인 지게차가 움직이는 주변엔 파란선이 생겨 함께 움직이는데, 이는 지게차 작동 범위를 나타낸 것이다. 작업자들 주의를 주기 위해 만든 장치다. 무인지게차는 작업자가 지게차 근처에 오면 작업을 중지한다.
대구FC만의 또다른 특징은 작업자들을 위한 편의 공간이 구비돼있다는 점이다. 보통 물류센터는 물류 업무동에 도착하자마자 작업장 혹은 엘리베이터가 등장하지만, 이곳엔 널찍한 직원 대기장소가 마련돼있다. 이뿐 아니라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도록 쇼파가 구비된 휴식공간과 건강검진센터도 구비됐다. 로봇이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작업자들 존재가 필수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강조한다.

쿠팡 대구FC는 자동화 물류 기술 보편화를 위한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대구FC는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며, 이곳에서 검증된 기술들은 다른 지역 FC에도 조금씩 적용되고 있다. 배송 물량이 증가할수록 입고·집품 등 물류 업무는 물론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으로 2500여명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 측은 “대구FC는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 핵심으로,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 기술 DNA’를 전파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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