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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탐방]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빠른배송?...‘이곳’에서 가능

- ‘국내 1호’ 스마트물류센터 인증받은 파스토 용인1센터 가보니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선 ‘빠른 배송’ 경쟁이 한창이다. 대규모 비용을 들여 물류센터를 짓고 상품을 직매입해 주문이 들어오면 당일·새벽배송으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오픈마켓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들은 소외됐다. 주문 후 2~3일 소용되는 배송기간은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공룡기업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은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여도 로켓처럼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네이버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덕이다. 대표적인 NFA 파트너사 중 하나는 2018년 설립된 인공지능(AI) 물류 플랫폼 기업 ‘파스토’다.

파스토는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상품 종류에 따라 ‘밤12시 오늘출발(전국)’은 물론 당일·새벽배송(서울·경기)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 수기 계약서나 재고 보관을 위한 보증금, 최소 판매물량 조건 등은 필요 없다. 상품 입고와 보관·출고·배송·반품 등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판매자는 온라인에서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된다.

SME는 상품 회전율이 낮고 다품종을 소량으로 판매한다. 규모가 클수록 효율이 높아지는 물류 서비스 특징을 고려하면 불리한 특징이다. 파스토가 이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택한 건 ‘자동화 설비’다. 풀필먼트센터 내부 상당수는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채워져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16일 용인1센터를 방문, 상품 분류와 피킹·패킹 등 물류 운영 과정을 살펴봤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용인1센터는 연면적 4만5000㎥(1만3000평) 규모 건물이다. 지하1층과 지상3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지하는 냉장·냉동 제품을, 지상에선 상온제품을 보관해 운영한다. 파스토 용인1센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1등급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실제 용인1센터 내부는 기존 인식했던 ‘노동집약적’인 물류센터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피커가 주문 목록을 보며 하나씩 상품을 찾아 바구니에 넣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약 1만평 규모에 일하고 있는 직원은 40여명 뿐. 오토스토어와 슈어소트, AGV(Automated Guided Vehicles), 피킹타워 등이 센터 내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4가지 시스템은 모두 상품 효율적인 피킹(출고할 상품을 보관장소에서 꺼내는 일)을 위해 도입됐다. 상품 특징이나 보관 방식에 따라 각각 다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가령 오토스토어는 빈(재고를 담는 상자) 적재 용량에 맞춰 중량 30kg 이내 상품을 보관하고, 피킹타워에선 상품 크기 제한 없이 출고가 빈번한 상품을 작업자가 이동하지 않고 피킹할 수 있다.

가장 오랜 시간 머무르며 살펴봤던 건 큐브형 자동창고시스템 ‘오토스토어’다. 상품이 담긴 빈을 쭉 펼쳐놓는 것이 아닌 위로 적재해 동일면적 대비 최대 4배까지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작업자가 화면 터치스크린으로 상품 출고 지시를 내리면 상단에서 로봇 20대가 해당 상품이 담긴 빈을 작업자에게 가져온다. 작업자는 해당 빈에서 필요한 수량만큼 상품을 꺼내면 된다.

오토스토어는 빈 1만3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수직으로 빈을 적재하는 방식이다보니 아래층에 보관된 상품을 꺼내려면 3~4분까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로봇들은 신속한 작업을 위해 자주 출고되는 상품을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쉬지 않고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 개입은 전혀 없다. 상품을 꺼내면서 로봇끼리 협업하기도 하고 스스로 충전장소에 가 충전을 한다.


다른 한 쪽에선 서랍장처럼 생긴 큰 선반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래에 로봇청소기처럼 생긴 자율주행로봇 AGV가 싣고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작업자가 상품 픽업을 직접 하지 않고, 로봇이 픽업해야할 상품이 선반에 담겨 가져오면, 작업자는 그 상품을 꺼내 바코드에 찍기만 하면 된다.

AGV는 세계 1위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도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현재 파스토는 AGV 테스트 마지막 단계로 곧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빈이나 박스 등에 상품을 담지 않고 자유로운 형태로 선반에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출고할 상품을 꺼냈으면 이를 주문별로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용인1센터에선 상품분류도 로봇이 한다. ‘슈어소트’는 파스토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자동화 설비다. 합포장이 많은 상품을 여러 주문으로 분류하는 데 적합하다. 가령 A상품 50개를 한번에 피킹한 후, 슈어소트에 바코드를 찍으면 고속으로 5개 주문으로 분류된다.

설비 내 적용된 물류로봇이 고속으로 제품을 분류하고 합포장하는데 시간당 2400개 상품을 처리할 수 있다. 물론 담을수 있는 상품 용량은 가로·세로·높이 30cm 내외에 최대 중량 26kg 등 제한돼있다. 단 작업자가 상품 목록을 보며 분류할 필요가 없으니 시간이 단축되고 정확도도 향상된다.

거대한 피킹타워는 칸마다 상품이 적재돼있어 겉으로만 보면 일반 물류센터와 비슷하게 보인다. 차별점은 중간에 가로질러 있는 컨베이어벨트에 있었다. 상품을 로봇이 직접 가져오는 건 아니지만 작업자 효율을 극대화한 곳이다. 작업자마다 상품 약 200개 정도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담아야할 상품이 있으면 바구니가 그 작업자 앞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와 멈춘다.

바코드를 찍으면 바구니에 담아야할 상품 종류와 개수가 뜬다. 작업자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구역에서 상품을 찾아와 담으면 된다. 이후 다른 작업자에게 이동해 비슷한 과정을 반복하면 소비자가 주문한 ‘장바구니’ 목록이 하나의 바구니에 모두 담기게 된다.

컨베이어존에선 박스가 컨베이어벨트 위를 이동하면서 바코드 부착과 봉함, 송장 부착까지 대부분 출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중 고속송장 라벨러는 송장을 시간당 1000개 박스에 자동으로 부착헤 작업시간을 절감한다.

한편 파스토는 지난 4월 800억원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용인1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용인2센터도 오는 8월 문을 열 예정이다. 용인1센터에서 쌓은 자동설비 경험 기반으로 더 고도화된 스마트물류센터를 선보이겠다는 설명이다.

파스토 김영근 경영지원실장은 “현재 파스토는 자체 유입 고객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유입한 고객이 절반씩 차지하는데 앞으로는 후자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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