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새해가 밝았지만 경기 전망은 어둡다. 세계은행에서는 현지시간 지난 10일, 작년 6월 발표했던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1.7% 수준으로 반토막 하향 조정했다. 정부에서도 수출 감소, 더딘 내수 회복 등을 요인으로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더 커졌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업 경영 일선에서 이를 체감하고 있는 고위 임원들도 경기 위축 예상과 함께 대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재직자 중 임원급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기업 임원 중 72%는 경기 전망에 대해 전년 대비 올해가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가 더 나을 것’이라 답한 사람은 15%,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경기 위축 예상 원인으로는 ‘금리 급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28%)’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타격(20%)’,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높은 원가 부담(17%)’ 순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자금 조달 난항을 예상’하는 응답자도 10%에 달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6%로 나타났다.
기업 임원 76% 응답자는 경기 회복 시기를 2024년 이후로 전망했다. 연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24%에 그쳤다. 2024년 하반기라고 답한 응답자가 32%로 가장 많았으며, 2024년 상반기 경우 26%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올해 하반기 23%, 2025년 이후 19% 등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황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비용 절감, 운영 효율화 등 ‘내부 자구책 마련’(27%)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기준 금리 인하’(22%), ‘정부 재정 지원 확장’(15%), ‘기업 규제 축소’(14%), ‘수출 판로 확대’(8%) 순으로 집계돼 정부 개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한 중견기업 임원은 “경기 침체기 속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전문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고금리‧고물가 상황을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비용 절감 기조에도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